등록 : 2019.11.23 08:00
수정 : 2019.11.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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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비비시 방송에 소개된 첫 우주셀카 사진. 왼쪽 위성사진에 오른쪽 셀카 주인공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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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km 고도 위성과 스마트폰 연결
위성에서 본 지구 속의 내 위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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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비비시 방송에 소개된 첫 우주셀카 사진. 왼쪽 위성사진에 오른쪽 셀카 주인공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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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 위성에 설치된 카메라로 나를 찍는 `우주 셀카' 앱이다. 길이가 수백km나 되는 셀카봉이 나온 셈이라고나 할까?
스펠피(Spelfie=Space Selfie의 준말)라는 이름의 이 앱을 이용하면 수백km 상공에 떠 있는 위성의 카메라와 자신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위성 셀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이 사진에는 자신의 얼굴 대신 자신의 위치가 표시된다.
이 우주셀카는 에어버스가 운용하는 50개 이상의 지구관측 위성을 이용한다. 지난 11월18일 방영된 영국 <비비시>의 환경 다큐멘터리에 우주셀카 사진이 처음 소개됐다. 방송에선 `액트 나우'(Act Now)라는 글자가 선명히 보이는 우주 사진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해변에서 열린 플라스틱 추방 캠페인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흰색 천 위에 흰색 옷을 입고 글자 형태로 늘어서서 만들어낸 인간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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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가 띄운 유럽우주국의 지구관측위성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E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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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현재로선 이용 범위가 매우 제한돼 있다. 대형 스포츠 또는 문화 행사 후원업체들을 겨냥해 개발된 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일단 앱에 올려져 있는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 앱에 올라 있는 행사 중에서 자신이 참여할 행사를 선택한 다음 앱에 명시된 시간, 즉 위성이 해당 장소의 상공을 날아가는 시간에 해당 장소에서 셀카를 찍으면 된다. 몇시간 뒤 자신의 셀카와 위성사진이 나란히 있는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스펠피 대표인 크리스 뉼랜즈는 성명에서 "스펠피는 소셜미디어와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싶은 사람들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스펠피 홍보책임자인 앤서니 버는 <가디언>에 앞으로는 사진을 받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영국 글래스고우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기반이 안정되면 2단계로 특정 행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어디에서든 자신의 위치를 위성을 연결해 촬영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자신의 위치를 앱에 올려놓으면 그 시간에 위성이 자신이 있는 지역을 지나가는지 여부를 알려준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구름이 끼어 있으면 사진을 찍더라도 말짱 도루묵이다. 지구관측 위성들은 광학 카메라를 쓰기 때문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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