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14일 인사위원회 열어 결정
총선출마 가능성 나오나 현실상 희박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14일 직권면직됐다.

울산시는 14일 오후 3시 ‘지방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정’(대통령령)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송병기 경제부시장을 직권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송철호 울산시장(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되도록 청와대 인사 등을 만나 선거 전략과 공약을 사전 논의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10월 청와대 행정관에게 송 시장과 경쟁관계에 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자유한국당) 측근 비위 첩보를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사직서를 냈으나, 감사원이나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제한하는 ‘울산시 비위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 제한에 관한 규칙’ 때문에 의원면직 처리되진 않았다. 울산시는 이날 지방별정직 공무원의 직권면직 처리가 가능한 지방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정에 따라 직권면직 처리하게 됐다.

송 부시장은 일반직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이다. 대통령령인 지방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정(13조)에는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공금 횡령 등에 대한 변상) 사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면직하거나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을 할 수 있다”며 “직권으로 면직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송 부시장이 오는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출마와 관련한 공직자 사퇴기한인 16일 전에 공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일부에선 그의 총선 출마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는 검찰 수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울산 남구갑 지역구 출마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아직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같은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으로 당내 입지가 우세한 심규명 변호사가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여서 전략공천 없이는 현실적으로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는 이날 울산시청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모든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저는 떠난다. 저로 인한 동료들의 계속되는 어려움과 울산호의 흔들림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이 하루빨리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시장님과 동료 여러분께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