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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13 20:51 수정 : 2013.02.14 10:05

2012년 12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앞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8)씨를 자택에서 데리고 나오던 국정원 직원들이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도를 넘는 취재방해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제공

정보위,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공방
“여직원, 심리전단 소속 공식확인”
민주 “다른 요원 활동도 확인중”
새누리 “미혼여성 인권유린” 맞서
국정원 지휘부도 참석 강력반발

인터넷 댓글을 통한 불법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8)씨가 문제의 국정원 3차장 산하의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이 밝혔다.

정 의원은 13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역삼동 오피스텔이 있던 분(김씨)은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 소속 직원임을 확인했다. 소속 기관 명칭은 심리전단임을 공식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에서는 ‘심리전단 산하에는 1, 2, 3팀이 있고,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근무시간은 24시간 체계라 출퇴근은 일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의 직원이 주거지인 오피스텔에 주로 있었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그러면 오피스텔에서 업무를 봤다고 추정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사이버 영역 업무는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에서 밝힌 ‘사이버 영역 업무’가 무엇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날 경찰에 자신이 오피스텔에서 쓰던 노트북을 제출했다. 정 의원은 “김씨가 왜 사흘이나 지나서야 경찰에 노트북을 제출했냐고 물어봤더니, (국정원 쪽이) ‘다른 업무 내용도 있을 수 있고 개인 용무 사항도 있어서 그렇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제 느낌은 원장 지시로 노트북을 경찰에 제출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보위에는 국정원 1, 2, 3차장과 의혹의 중심에 있는 3차장 산하의 심리단장도 참석했다. 정보위는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국정원 지휘부가 강하게 반발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는 김씨뿐 아니라 다른 요원들의 불법선거 활동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우리는 국정원 직원 김씨의 활동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분들의 활동도 이미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라고 하는 비밀조직의 특성상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은 향후 국정원 운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김씨의 활동만을 찍어서 수사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원 차원에서도 철저한 내부감찰과 조사를 통해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은 김씨의 오피스텔이 국정원 내부자의 제보를 통해 확인됐다는 점을 들어 제보의 신빙성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미혼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맞섰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의 개입을 언급하며 미혼 여성의 인격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들이 국정원 직원을 사찰한 것도 모자라 수십명이 (집을) 포위해 감금한 것은 국민에 대한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도 직원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말고 (민주당을) 고소해 권리와 명예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문재인 후보 쪽은 28살 아가씨의 인격과 삶을 며칠째 짓밟는 행위를 계속 하고 있다. 어떤 댓글, 어느 사이트에서 뭐가 문제가 됐는지 국민에게 제시하라”고 말했다.

이태희 성연철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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