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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05 15:57 수정 : 2013.02.14 09:07

강지원 변호사

라디오 출연해 “공무원 중립성을 지켜야, 선거개입 큰일나는 것”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원세훈 국정원장에 1대1 공개토론 제안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이 점차 짙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선 결과가 무효화할 수 있는 사안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관권선거로 민심이 폭발해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무너졌음을 상기하는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18대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후보로로 출마했던 강지원 변호사는 4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만일 국정원이나 경찰이 이런 식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건 4·19 혁명이 일어났던 상황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또 “공무원은 중립성을 지키게끔 되어 있고, 선거에 개입하면 큰일 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다른 공무원도 아니고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수사태도에 대해서도 강 변호사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경찰이 계속 감춰오다 갑자기 (대선 직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결국 경찰도 여론 조성을 위해 개입한 것이 아니냐. (국민이) 엄청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어느 나라의 경찰과 정부기관이 선거에 개입 하느냐. 만일 장기화하고 시끄러워진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재화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회)도 4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국가 정보기관이 앞장서서 국민의 의사를 왜곡한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관권 선거고, 전모가 드러나면 대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는 사유가 될 만큼 심각하다”며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국정원 직원의 (댓글) 표현의 자유’ 라고 주장하는 국정원에 논리에 대해 이 변호사는 “공무원 개인이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일갈했다. 그는 그 이유로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를 신장해 온 기관이면 모르겠으나 표현의 자유를 사사건건 개입하고 탄압했던 기관이 지금 와서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조직적으로 대선 정국에서 여론조작을 위해 업무 시간에 일찍 퇴근시켜서 여론조작을 한 사건을 어떻게 표현의 자유 운운하나”라고 따졌다.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회원들이 1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을 규탄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편,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주장하다 국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표 전 교수는 “공중파, 종편, 케이블, 인터넷 방송 어떤 매체든 좋습니다. 난 당신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제기 하기 위해 교수직 던지고 나왔고, 대리인 시켜 고소하는 꼼수 그만 두고 1:1로 정면대응 해주는 게 예의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표 전 교수는 “국정원 벽에 걸린 48개의 이름 없는 별들과 지금도 음지에서 생명과 안전 걸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요원들의 명예, 더 이상 욕보이지 말아 달라”고 질타하며 “내가 오해하고 있다면 공개토론에 응해주시오”라고 촉구했다.

표 전 교수가 언급한 ‘48개의 이름 없는 별’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운명을 달리 한 국정원 직원들을 기리는 별 표식을 말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도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찰 수사에 대해 국정원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것은, 경찰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에 대한 정보 및 보안업무의 기획조정 권한이 국정원에 부여되어 있는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단체들은 국정원의 보안업무 기획·조정권한을 폐지하고 이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로 점차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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