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4 17:57
수정 : 2013.07.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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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문화방송 사옥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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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국정원 관련 기사 방송 중단된데 이어…
노조 “이미 4주 전 아이템 회의 때 한 차례 논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에 관해 방송사 내부에서 보도를 막은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정부 때 <피디수첩> 등의 광우병 보도의 영향을 떠올리며, 언론사 안팎에서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20일 <와이티엔>(YTN)의 국정원 에스엔에스(SNS)와 관련된 기사가 방송이 중단된 데 이어, <문화방송>(MBC) 시사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국정원 문제에 대한 기사가 방송이 불허돼 기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사매거진 2580> 소속 기자들은 24일 낸 성명에서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기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의 반대로 불방됐다”며 “최소한의 상식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심 부장의 교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 관련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기사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내용, 국정원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반론, 여야의 쟁점별 주장을 담았다. 이 기사는 21일 새벽에 송고됐으나, 심 부장이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과 민주당이 결탁한 더러운 정치공작이다. 편향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편파 수사를 했으니 그 점을 기자의 시각으로 지적해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제작진은 서울경찰청의 증거 은폐 과정이 담긴 녹취록 부분과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 발언 부분을 대폭 줄이는 등 6~7차례 기사를 수정했고, 시사제작국장의 중재에 따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문에 나오는 ‘은폐’·‘조작’·‘허위’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그러나 23일 이 기사는 결국 방송되지 않았고, 통상 기사 세 개를 내보내는 이 프로그램은 두 개만 방송했다.
문화방송 노조 관계자는 “불방된 <시사매거진 2580> 기사는 이미 4주 전 아이템 회의 때 한 차례 논란이 됐다가 보도하기로 결정됐는데, 지난주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민적 쟁점으로 떠오르자 부담을 느끼고 무리하게 방송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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