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새누리당의 집중포화는 이제 “함량미달의 청년”이란 모욕으로까지 튀었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10일 “나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하는 청년비례대표 제도의 회의론까지 나오는 지경”이라며, “함량미달” “철없는”이란 표현을 끌어다 장 의원을 비판했다. 이 브리핑의 솔직한 속뜻은 ‘나이도 어린 것이…’가 아닐까 싶다. 여야가 국회에 국정원 개혁특위를 띄워 나름 정국을 수습하려는 순간에 나온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장 의원에게 “이러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함량미달까지 언급하며, 자신들도 도입하려 했던 청년비례대표제 실패를 거론하려면 장 의원의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어야 한다. 지난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정부 예산안보다 32억6300만원이 늘어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예산(140억원)이 통과했다. 지난 4월 요양비·장의비 등을 추가 지원하는 법률안을 내며 이 문제를 포기하지 않은 장 의원의 노력이 주효했다. 10월엔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을 찾아 “대화로 풀자”며 공권력 설득에 나서는 등 밀양에도 여러차례 방문했다. 그의 ‘눈’은 동물원의 동물·고래 학대에까지 닿아, 이를 금지하는 법안들도 5건 발의했다. “청년 대표가 청년 문제가 아닌 곳에 관심”을 보인다는 홍 원내대변인의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장 의원은 이미 청년고용촉진법도 발의했고, 청년단체와 청년 주거, 아르바이트생 주휴수당 착취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올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에도 뽑혔다. 이번 발언이 민주당 지도부에 정치적 부담을 줬지만, 그는 그동안 당 지도부가 정치적 논란을 의식해 가지 못한 곳을 찾고 다른 의원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긍정적 평가도 받은 셈이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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