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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2.26 22:04 수정 : 2013.12.27 14:13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 둘째)가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맨 왼쪽)과 이야 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개혁’ 빈손인채
시한·박근혜표 예산 합의
특검도 사실상 포기

“지도부 싸울 의지 없고
새누리 아쉬운게 없으니”
전략부재 현실 한탄

“선후 관계가 뒤집힌 거다. 30일까지 국가정보원 개혁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시한부터 정할 게 아니라, 개혁법안의 합의점부터 도출해야 한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거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여권이 짜놓은 일정에 끌려가고만 있다.”

전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3+3 회동’ 결과를 두고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26일 이렇게 평가했다. 민주당에서도 국정원 개혁법안의 내용은 접점도 찾지 못하고, ‘박근혜표 예산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정부안대로 처리해주기로 약속하면서 처리시한만 30일로 못박은 당 지도부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민주당이 주요 국면에서 새누리당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평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를 ‘담판’ 짓자며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만난 3자 회동은 만남 그 자체로 끝났다. 가을 내내 이른바 ‘양특’ 즉.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관철을 부르짖었지만, 이달 초 여야 지도부의 4자 회동으로 특검은 사실상 포기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성사시킨 국정원 개혁특위에서 논의 중인 개혁안 역시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사이버심리전 금지 등의 법제화가 아닌 ‘상징적 의미의 법제화’로 후퇴했다. 당 안팎의 여론은 “새누리당 요구대로 예산안만 통과시켜주고, 민주당이 요구했던 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 공산이 크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김종배씨는 “여권과 언론의 ‘민생 프레임’을 돌파할 전략이 없어 보인다”며 민주당의 ‘전략 부재’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전날 ‘3+3회동’ 결과만 보더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국정원 개혁안을 가로막는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보다 예산안 처리 지연에 대한 공격을 더 의식한 합의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한 당직자는 “솔직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예산안이든 법안이든 새누리당이 꼭 통과시키고 싶은 게 있어야 국정원 개혁법안과 연계라도 해볼텐데, 새누리당이 아쉬운 게 없다”고 호소했다. 새누리당의 ‘오만과 불통’을 탓하는 얘기지만, 그런 상황을 뚫고 나갈 민주당의 전략이 없다는 자인이기도 하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현재 당 지도부의 ‘야성’ 부족과 무능이 무기력한 민주당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당직자는 “지도부는 싸울 의지가 없다. 우리가 깨지더라도 국민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줘야 민주당에 기대와 희망을 가질텐데, 지금 지도부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과의 회동이나 협상에서 밀릴 때마다 들고 나온 ‘원내외 병행투쟁’이나 ‘원내투쟁 강화’는 야당의 존재감을 무너뜨리고, 여당으로부터 더욱더 무시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이 당직자는 “국민들은 ‘싸워야 할 때 못 싸워주는 야당이 무슨 야당이냐’는 시각으로 민주당을 보고 있다. 갑갑하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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