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07 20:50
수정 : 2017.09.07 22:30
2012년 청와대에 ‘작전지침’ 보고 드러나
김해영 의원 “당시 김관진 장관이 결재”
국방부, 진상규명 TF 구성키로
국방부는 ‘댓글공작 진상규명 티에프(TF)’를 구성해,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가 지난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정치 댓글공작을 벌인 ‘사이버 심리전’ 지침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재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7일 “군 사이버사가 2012년 대선과 총선 댓글공작을 벌인 것과 관련해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한민구 당시 합참의장이 보고받았다는 증언이 언론에 보도된 뒤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검토됐다”며 “송영무 장관이 6일 국방부 차원의 ‘댓글공작 진상규명 티에프’ 구성안을 결재했다”고 말했다. 티에프는 현역 대령급 인사가 책임자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보고·협조 체계를 구축해 활동할 계획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이버사가 2012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받아 A4용지 5장 분량의 ‘2012 사이버전 작전 지침’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2급 군사기밀이어서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9대 총선, 18대 대선 등에 맞춰 사이버 심리전을 계획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구체적인 심리전 지침이 보고된 걸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댓글공작 개입을 부인해온 김관진 전 장관이 사이버사 댓글개입 보고 문건을 결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이버사의 댓글공작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증거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사이버사 정치개입 의혹이 불거진 뒤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에 나섰지만 김 전 장관은 서면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무혐의 결정을 내려 ‘면죄부’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사이버사가 댓글공작에 투입할 군무원을 채용하고 심리전단에 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이 확보한 또다른 국방부 내부 문건은 사이버사가 대선을 앞둔 2012년 군무원 79명을 채용했는데 이 중 47명을 심리전단에 배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이버사는 채용 목적에 대해 ‘G-20 정상회의, 총선 및 대선 시 북한 개입 대비’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지원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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