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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1 04:59 수정 : 2017.09.21 08:57

2013년 <문화방송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 모습. 문화방송 제공


2010년 지방선거 앞두고 여론전
‘손석희 시선집중’ 등 좌편향 낙인
“법적대응으로 경각심 환기하자”
부처·방심위까지 동원 대응 정황
진행자·피디 성향 등 깨알 평가도

2013년 <문화방송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 모습. 문화방송 제공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009년부터 ‘출근길 여론’을 좌우하는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현미경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선거 직후 국정원이 총괄 기획한 ‘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준비 단계이자, 국정원의 일상적 언론 사찰이 확인된 것이기도 하다. 국정원이 아침 라디오에 주목한 것은, 당시 <문화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아침 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이 당일 여론 형성에 중요한 구실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겨레>가 국정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정원은 2009년 말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조사를 한 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보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송사 차원의 노력과 함께 행정제재와 왜곡 활동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이 조사한 대상은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시비에스>(CBS), <에스비에스>(SBS), <평화방송>(PBC), <불교방송>(BBS) 등 6개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이다.

국정원은 아침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포함해 각 프로그램 진행자, 피디(PD)의 성향까지 깨알처럼 평가했다. <문화방송>은 손석희·김미화씨 등을 중심으로 좌파 편들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한국방송>에 대해서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사원행동’ 소속 피디들의 정치투쟁 도구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했다. <시비에스>는 구성원들의 ‘좌편향 타성’으로 편파방송이 체질화됐다고 회사 전체를 싸잡아 매도했다. 이런 인식 아래 국정원은 각 방송사 경영진에게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좌편향 진행자 퇴출 등 가시적 성과가 미흡할 때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문제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포맷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편파방송을 근절해야 한다”는 노골적인 개입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 프로그램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교체되는 등 국정원의 주문이 실제로 이행됐다.

정부 비판 프로그램 제재를 위해 정부 각 부처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동원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정원은 “각 부처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을 왜곡해 보도하면, 반론권 행사는 물론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경각심을 환기하라”는 지침을 내놓았다. 또 ‘방송개혁시민연대’ 등을 동원해 편파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제기 등 공론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단체는 2009년 ‘뉴라이트전국연합’ 출신이 주축이 돼 결성한 단체로 ‘좌파정권 10년 방송장악 충격 보고서’ 등을 발간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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