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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8 05:00 수정 : 2017.09.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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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뉴스’ 설립 운영
국정원 특수활동비 지원받아
2011~2013년 4억5천만원 투입

한겨레 등 ‘댓글’ 폭로 잇따르자
2014년 도메인 폐쇄·사업 말소

‘애국게임’도 출시
MB독도 방문 뒤 ‘찬반 격론’ 상황
‘독도 디펜스’ 개발…국정원 표창까지
모바일 게임으론 규모 큰 1억원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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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아 민간 언론사까지 운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이버사의 정치 공작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이 보수 성향의 언론매체인 <미디어워치> 창간과 광고 수주를 지원한 사실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조사로 확인됐지만, 보수정권 여론공작의 중추인 사이버사와 국정원 등에서 직접 언론사를 만든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27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사이버사는 ‘사이버 우호세력 결집’을 목표로 2011년 인터넷 언론사 <포인트뉴스> 설립을 계획해 2011년 1400만원, 2012년 1억6천만원, 2013년 2억8천만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다. 모두 국정원 특활비에서 나온 돈이다. 국정원은 해마다 정보예산 1800억원가량을 국방부에 지원하고 있고 그중 30억~60억원 규모의 예산이 사이버사에 배정돼 왔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포인트뉴스>가 둥지를 튼 곳은 국정원의 정보예산으로 운영되는 사이버사의 몇몇 ‘기지’ 가운데 하나인 합정동 ㅋ오피스텔이었다. ‘기지’는 530단 내 사업팀 요원들이 주로 활용하는 오피스텔을 가리킨다. 이철희 의원은 “군 관계자들을 통해 알음알음 확인한 기지는 합정동 ㅋ오피스텔, 공덕동 ㅌ오피스텔과 ㅁ오피스텔 등 3군데”라며 “사업이 노출될 우려가 있으면 기지를 옮기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포인트뉴스> 역시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12년 9월 마포구 합정동 ㅋ오피스텔로 이전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서초구로 옮겼다.

<포인트뉴스>는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과 연계성을 갖고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에서 ‘spoon1212’라는 아이디를 쓰던 사이버사 요원은 2013년 ‘[인물]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한미관계 정통한 전략통’이라는 제목의 <포인트뉴스> 기사를 링크하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꼭 돌아가길”이라고 적었다. 김병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였다. ‘kino8396’이라는 요원도 이 트위트를 리트위트(RT)하면서 “튼튼한 국방 기대해 봅니다”라고 썼다. 최근 김기현 전 사이버사 530단 총괄계획과장은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정부에서도 김병관 후보자를 칭찬하는 댓글을 달라는 등 댓글공작 지시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10월 <한겨레> 등의 언론 보도로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이 폭로되면서 군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2014년 6월 <포인트뉴스>에 접속하는 두 개의 도메인(http://pointnews.kr, http://pointnews.co.kr)은 폐쇄됐고, 사업자 등록도 말소됐다. 이 때문에 이 매체가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사이버사 530단은 애국심 고취, 친군화 등을 목적으로 모바일게임 제작에도 나섰다. 2013년 1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독도디펜스’는 이순신 장군, 안중근·유관순 열사 등 위인들이 적군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개발비만 1억원가량 투입됐다. 게임을 개발한 업체로 민간기업인 ㅅ사의 간판을 내걸었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해당 업체에서 ‘개발팀장’ 격으로 대외 업무에 나선 이는 530단 요원인 양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로 확인됐다. 양씨와 김씨는 댓글공작으로 2015년 국방부 서면경고를 받은 이들이기도 하다.

개발사인 ㅅ사 관계자는 게임 출시 당시 언론에 “2012년 8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독도가 이슈가 되는 것을 보고, 독도를 소재로 한 총싸움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두고는 정치권을 비롯해 격렬한 찬반양론이 대립했다. ㅅ업체는 이 전 대통령 방문 직후인 2012년 9월 이 게임을 발주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 게임은 얼마 못 가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지만 국정원은 표창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그런 대작 게임을 제작하고 얼마 못 가 앱스토어에서 아예 삭제한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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