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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06 15:38 수정 : 2017.10.06 15:56

문성근씨, 8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 촬영 마무리
김여진씨도 추석특집 드라마 이어 연속극 출연
김규리씨는 지상파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컴백
영화 <변호인> <귀향> 등도 명절 안방극장에

지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수년간 방송 출연에서 아예 배제됐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인물들은 한때 ‘안방 극장’에 얼굴조차 내밀 수 없었다. 배우 문성근·김여진·김규리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이 대표적이다. ‘블랙리스트’ 피해 대상 가운데는 배우나 방송 관계자뿐 아니라 명절 최고 소일거리인 ‘특선 프로그램’에서 배제된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들도 있다. 정권 교체 뒤 첫번째 맞는 추석 연휴에서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국가정보원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가장 먼저 피해자 조사를 받았던 배우 문성근씨는 추석 직전 종영된 드라마 ‘조작’을 기분좋게 마무리하고 명절을 맞았다. 무려 8년 만에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다. 문씨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내내 안방극장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는 드라마 ‘조작’ 제작 발표회에서 “정권이 바뀐 게 실감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문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으로부터 ‘온라인 여론조작 공격’을 당한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와 검찰 조사에서, 과거 국정원 심리전단이 문씨와 배우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조작·배포한 사례가 확인됐다. 앞서 문씨는 지난달 18일 검찰 조사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를 검찰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배우 문성근씨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해 상황을 조사받으러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씨와 함께 국정원의 ‘합성 나체 사진’ 등으로 고초를 겪었던 배우 김여진씨도 공중파 방송으로 복귀했다. 김씨는 추석특집 드라마 ‘강덕순 애정 변천사’로 복귀 신호를 알린 데 이어, 연휴 마지막날 시작하는 연속극 ‘마녀의 법정’에서 여성 아동범죄 전담부 부장검사 역을 맡았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마녀의 법정’ 제작발표회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제 일이 드라마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지금은 촬영하면서 너무 행복하다. 여러분들의 힘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문성근씨가 “연예계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던 배우 김규리씨도 추석을 앞두고 모처럼 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7일 사회공헌 프로그램 ‘2017 지구촌 어린이 돕기 희망더하기’ 모잠비크 편에 출연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인 방송인 김미화씨가 지난달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블랙리스트’ 논란에 휘말렸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최근 ‘눈으로 보는 라디오 유쾌한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답니다.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밝혀달라”는 글을 올렸고, 이후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뚜렷한 이유없이 하차당해 ‘외압’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 연예인’ 가운데 문성근씨에 이어 검찰에 출석해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고 사찰하면, 어느 국민이 이 나라를 믿고 활동 하겠냐”며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후배를 위해서 선배로서 기꺼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정부가 불편해하던 소재나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명절 특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영화들도 ‘안방 극장’에 돌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을 소재로 했던 영화 ‘변호인’도 그 중 하나다. 이 영화는 박근혜 정부가 ‘거물급 연예인 블랙리스트’로 꼽았던 배우 송강호씨가 노 전 대통령 역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변호인’의 투자와 유통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CJ그룹과 이미경 부회장이 박근혜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은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추석날인 지난 4일 가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50분 ‘변호인’을 방영했다. 송씨가 일제강점기 ‘이중간첩’ 이정출 역을 맡은 또다른 영화 ‘밀정’이나, 지난 정부가 껄끄러워한 일본군 위안부 소재의 ‘귀향’(), 반핵 소재의 ‘부산행’() 등도 공중파나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볼 수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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