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1.24 17:54 수정 : 2006.01.25 14:02

명절에 가족간 다툼을 조절하려면 가장 먼저 ‘지피지기 전략’이 필요하다.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좋다. 〈한겨레〉 자료사진

명절은 양면을 갖고 있다.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음식을 나누는 즐거운 날이지만, 며칠 동안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있다 보면 거꾸로 가족간 갈등이 커지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갈등 상황이 더 불거진다.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의 이승미 센터장은 그 이유를 “명절 집안일이 여성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가부장적 문화를 바꾸는 일, 비합리적인 명절문화를 바꾸는 일 같은 문제도 결국 ‘협상과 소통’의 방법을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격유형 전문가 서복선 코치는 “명절 때 예상되는 가족간 골치 아픈 문제를 미리 심사숙고해 해답을 마련하라”고 말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처세의 기본 원칙을 가족간에도 적용해보자.

남의 가족과 비교하지 말고

“지방의 친정에 가는 차비로 둘째네 부부처럼 놀러나 가라.” 회사원 김연화(38·가명)씨는 지난 추석에 시아버지에게서 기막힌 얘기를 들었다. 어른들도 명절의 들뜬 기분에 휩쓸려 그만 자신도 모르게 형제간, 동서간을 비교하는 말을 곧잘 하게 된다. 어른들도 말을 내뱉고는 ‘앗, 나의 실수’라고 돌이키는 수도 많으니 어른들이 남과 비교하는 말이 사랑인지, 실수인지, 비난인지 잘 판단할 일이다. “스키장도 좋지만 친정 부모님은 뵈어야죠.” 분명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다.

자녀 부부사이 간섭하지 말고

명절이 오기 전에 배우자와 함께 지난 명절 때 곤란했던 상황에 대해서 최대한 솔직하게 얘기해보고 각자 친부모들을 설득하는 일을 맡자. <평생 아내만을 사랑하는 남자가 진짜 남자다>를 쓴 오세웅씨는 사이가 나쁜 부부들일수록 특히 명절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씨는 명절을 앞두고 어머니에게 갈등 있는 아들 부부를 지켜봐줄 것, 당분간은 부부 사이에 간섭하지 말 것, 시가에 못 찾아가더라도 아들 부부관계를 위해 기다려줄 것 등을 부탁했다. “부부는 완전한 독립된 개체들이거든요. 명절에 부부문제 간섭하는 주변 어른들을 남편이 나서서 설득해야 합니다.”

무리한 요구 차분히 대응하고

갓 결혼한 며느리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시가와 친가의 명절문화가 다르다고 직설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때론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양가를 비교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명절 때 별다른 풍습이 없었던 집안도 며느리를 맞으면 거한 명절 문화를 새로 만들어가려 한다. 명절에 자신이 꼭 해야 할 일, 무리하게 시키는 일을 예의주시하다가 차근차근 협상해나가는 일도 좋다. 시가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친가 방문을 스스로 포기하는 등 친가 부모를 외면하는 일은 절대 금물.

잔소리는 유머로 받아치고

“결혼 안 해?” “아이 언제 낳아?” 부부간의 프라이버시,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질문은 적잖은 스트레스다. 서복선 코치는 “반감이 생기는 내면의 이유를 살펴보라”고 한다. 예상치도 못한 공격적인 질문에 과잉반응하는 것은 인지상정. 당당하면서도 유머 있는 답변을 몇 가지 준비하자. “좋은 사람 소개 좀 시켜주세요.” “저도 언제 아이 낳는지 삼신할미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한 뒤 여유를 가지고 응대하자. “예? 잘 못 알아들었는데, 다시 한번 말씀해주세요.” 두 번째 잔소리를 할 때는 이미 강도가 상당히 줄어있을 것이다.

가사노동은 조별로 평등하게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가래떡 썰기, 야채 다듬기, 전 부치기 등 단순 반복노동은 가족끼리 조를 짜서 게임을 통해 해보기를 제안한다. 의외로 남자들 가운데는 가삿일에 자신감이 없거나 서툴러서 외면하는 이들도 많다. 역할 분담 계획을 짜보는 것도 권할 만한 일이다. 설이나 추석 가운데 한번 정도는 친가 방문을 먼저 하거나 친가와 시가에서 번갈아가며 명절을 보내는 방법도 시도해보자. 형제자매가 돌아가면서 차례를 준비하는 것도 확산되는 추세다. (도움말: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 한국코치협회)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