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22 21:15
수정 : 2016.06.23 14:36
기념식 자리배정 요청에 막말
오월어머니집, 23일 비판회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가보훈처(보훈처) 간부가 5·18 유가족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광주시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등 보훈처의 5·18 민주화운동을 가볍게 보는 인식이 보훈처 공무원이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민주화운동 때 가족이 숨지거나 다친 어머니들이 모인 곳이다.
22일 광주시와 오월어머니집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6돌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보훈처 한 간부가 빈자리를 찾던 오월어머니집 노영숙(62) 관장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
노 관장은 기념식이 열리기 직전 제주에서 초청한 4·3항쟁 유가족들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아 보훈처 관계자에게 자리 배정을 요청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3항쟁 유가족의 자리를 요청하던 노 관장에게 보훈처 간부는 “자리가 없으면 내 무릎에라도 앉으면 되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을 보고 들은 김수아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이 항의를 하자 그 간부는 서둘러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협력관 등은 이 남성이 자리를 뜬 뒤 주위에서 “그 직원은 보훈처 과장”이라고 해, 보훈처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모멸감을 느꼈지만 기념식이 바로 시작됐기 때문에 바로 그 자리에선 대응을 자제했다고 한다. 보훈처 과장의 언행이 성희롱일 뿐만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을 모독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오월어머니집은 23일 보훈처 간부의 ‘유가족 성희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기로 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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