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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31 19:28 수정 : 2016.05.31 19:30

전동차 정비 외주로 사고 우려 커
외주 노동자 절반은
정규직과 소통 안돼 사고불안 느껴

“제대로 된 정비를 하려면 원활한 부품 교환이 있어야 하는데 원청은 자꾸 아껴쓰라고만 합니다. 부품교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려는 이유가 크지만 현장 작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고, 자회사에 대한 우월감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중정비 노동자 ㄱ씨)

“안전하게 작업을 하려면 부속품 검수 등에서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바로 공정에 들어가야 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공사에서는 너희들이 했지 않느냐고 지적합니다.”(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중정비 노동자 ㄴ씨)

사회공공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서울지하철 전동차 정비 외주화의 문제점과 직영화 필요성’보고서에 실린 외주 노동자들의 목소리다. 사회공공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서울메트로 외주업체인 ㈜프로종합관리 및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소속 노동자 128명(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정규직 156명 별도 조사)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를 보면, 전동차 정비의 핵심 업무가 외주화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외주 노동자 중 48.3%(58명)가 정규직과 작업 도중 소통 부재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작업 도중 정규직들이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감전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거나, 일을 하고 있는데 차량이 운행되거나 작동하면서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작업장에서 정규직과 외주 노동자들이 섞여서 작업을 하지만 서로의 작업 스케줄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잠재돼있다는 얘기다. 정규직은 31.0%(48명)가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에 최적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외주 노동자는 전체의 88.5%(108명)에 달했다. 인력은 고정돼 있는데 일감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 최근 3년 간 업무량이 늘고 노동강도가 높아졌느냐는 질문에 85.2%(104명)가 동의했다. 차량이 노후화되면서 정비 업무는 계속 늘어나지만 인력충원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철도운영 시스템은 차량, 전력공급설비, 선로시설, 신호제어설비, 정보통신설비, 역 등 철도운영에 필요한 부문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기능하면서 유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업과 통합적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특성을 가진 곳에서 외주화로 관리조직이 분할되면 거래(조정)비용이 많이 증가하며 안전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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