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22 22:54
수정 : 2016.08.30 08:43
검찰, 정관계 전반 로비의혹 증거 잡나
22일 소환 박수환, 언론 질문에는 침묵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22일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인 박수환(58)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박 대표는 자신의 고위층 인맥을 활용해 남 전 사장 연임을 지원하고 대우조선해양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가성 홍보계약을 수주한 의혹을 받아왔다. 대우조선해양 수사의 칼날이 정·관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과 법조계 설명을 종합하면, 박 대표가 경영하는 홍보회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는 남 전 사장이 재직중이던 2008년 말 대우조선해양과 3년간(2009~2011년) 20억원대 홍보계약을 맺었다. 뉴스커뮤니케이션스는 금융사나 외국계 회사를 고객으로 컨설팅과 홍보대행 업무 등을 주로 해왔다. 이 업체가 대우조선해양과 업계 관행을 웃도는 거액의 홍보계약을 맺은 데 대해 검찰은 연임 로비의 대가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남 전 사장은 이 업체와 홍보계약을 맺은 뒤인 2009년 2월 연임에 성공해 2012년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지냈다. 남 전 사장이 물러나고 고재호(61·구속기소) 사장이 들어서자 대우조선해양과 박 대표 회사 간에 맺은 홍보계약 금액은 3년간(2012~2014년) 3억원대로 줄었다.
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민유성(62·출국금지) 당시 행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뿐 아니라 민씨가 2011년 산업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시작한 사모펀드 운용사 티스톤파트너스·나무코프와도 홍보계약을 맺는 등 민 전 행장과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민 전 행장은 대우조선 사장 선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박 대표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박씨의 연임 로비 과정에 유력 일간지 고위 간부들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지난 8일 박 대표 자택과 회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해 ‘남상태 전 사장 연임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민씨의 산업은행장 재직 시절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민씨는 2011년 3월 산업은행장에서 물러난 뒤 3개월 만에 티스톤파트너스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산업은행은 민씨가 퇴직하기 직전 티스톤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1475억원 출자를 약정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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