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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25 16:52 수정 : 2016.07.25 20:10

24일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도심 광장에서 ‘민주주의 수호’ 시위를 벌인 수만명의 시민들이 터키 국기와 독립투쟁 영웅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사진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여·야당 초당적 시위
독재화 에르도안 대통령 압박도
군은 쿠데타 비난하며 “절대 복종” 맹세
앰네스티 “체포된 사람들 굶기고 고문”

24일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도심 광장에서 ‘민주주의 수호’ 시위를 벌인 수만명의 시민들이 터키 국기와 독립투쟁 영웅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사진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터키에서 군부 쿠데타가 실패한 지 열흘째인 24일, 이스탄불에선 수만명의 시민이 쿠데타를 비난하고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슬람주의 성향의 집권 정의개발당과, 친정부 세력뿐 아니라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중도좌파 야당인 공화인민당 쪽도 대거 참여한 초당파적 시위였다. 이스탄불 도심 광장은 여야 양쪽이 차이를 접고 국가적 단합을 보여주는 붉은색 터키 국기로 물들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시위대의 펼침막엔 “우리는 공화정과 민주주의를 수호한다”, “쿠데타 노, 민주주의 예스” 같은 구호들이 적혀 있었다. 친정부 방송은 이례적으로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연설도 생방송했다. 그는 “(쿠데타 혼란의 와중에) 의회가 의연히 서 있었다. 터키가 의연히 서 있었다. 민주주의가 이겼다, 오늘은 우리가 역사를 만든 날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이 나라를 분노와 보복이 다스려선 안 된다”며 “반란범들도 적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데타 이후 ‘술탄’에 버금가는 독재 권력을 굳혀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경계였다.

하지만 쿠데타 실패 후폭풍이 워낙 거센 탓에, 터키에서 당장은 민주공화정의 가치가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위기다. 이날 터키 공군 사령관은 쿠데타 세력에게 한때 붙잡혔다 풀려난 훌루시 아카르 터키군 참모총장에게 “절대 복종”을 다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카르 참모총장도 “쿠데타 세력은 국가와 군에 막심한 해를 끼친 군복 걸친 겁쟁이들”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앞서 21일 터키 의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했고, 23일에는 에르도안이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정적인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카를 쿠데타 연루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한편, 앰네스티는 24일 “(쿠데타 이후) 체포된 사람들이 공식·비공식 구금시설에서 두들겨 맞고, 고문과 성폭행을 당하며 물과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터키 정부는 이런 행태를 중단하고 국제감시단의 구금시설 방문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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