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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3 21:07 수정 : 2016.09.23 22:13

‘초상권 보호’ 공보준칙 이유로 댔지만
‘제식구 감싸기’ 비판 피할 수 없어
휴대폰도 미적거리다 늑장 압수수색

검찰이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46) 부장검사를 비공개로 소환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23일 오전 김 부장검사를 비공개로 소환하면서, 그 이유로 법무부 훈령에 있는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들었다. 2010년 1월 제정된 수사공보준칙(제22조)에는 ‘사건 관계인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소환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해서 언론이나 제3자의 촬영, 녹화, 중계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공적 인물인 피의자를 소환할 때는 공개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 사태가 불거지고, 김 부장검사의 공개 소환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김 부장검사의 소환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결국 김 부장검사의 비공개 소환으로 사실상 김 부장검사를 배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 공적 인물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때 포토라인에 세워 공개 소환하던 관행을 이번엔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7일 특별감찰팀을 꾸리며 “모든 비위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검찰의 태도는 2010년 ‘스폰서 검사’ 사태 때와도 비교된다. 검찰은 2010년 4월19일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을 통해 ‘스폰서 검사’ 의혹이 터지자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그해 5월17일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을 ‘공개 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예외 규정은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당시 공개 소환된 박 전 지검장과 한 전 부장은 모두 차관급 공무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예금보험공사(예보) 파견근무를 하면서 사용한 업무용 휴대전화를 뒤늦게 압수수색한 것도 ‘봐주기’ 논란을 빚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6일께 김 부장검사가 ‘스폰서 사업가’ 김아무개씨와 통화한 휴대폰이 두 대라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지난 20일이 돼서야 나머지 한 대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가 해당 휴대폰을 들고 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데도 모자라 다음날 자택 압수수색에서도 김 부장검사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사업가 김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메시지 내용을 대부분 확보했고, 업무용 휴대전화는 한 달 사용횟수가 4~5회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통화 횟수가 적더라도 해당 휴대전화를 통해서 김씨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청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검찰이 미리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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