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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1 17:39 수정 : 2016.09.11 18:59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기존의 ‘핵 해법’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대북 강경파든 온건파든 이제까지 접근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제재 한계론’은 우선 미국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핵실험 직후 유엔 안보리가 ‘추가적인 중대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여러 나라가 별도로 추가 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적극 나서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지난 7년여 동안 취해온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분명히 실패했다. 대안은 협상의 부활이다. “제재를 뛰어넘어, 오랜 해법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요구한다”(<뉴욕 타임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과거 협상이 진행 중일 때는 북한의 도발적 모습도 약했다.

북한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 당자사인 미국이 그동안 이란 핵 문제에서와는 달리 사실상 방관적인 모습을 보인 데는 우리 정부의 책임도 크다. 오바마 정부는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보조를 맞추면서 이를 한-미 공조 중시로 얘기해왔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우선하다 보니 북한 핵 문제 해결에 힘을 기울일 동기도 약했다. 만약 우리 정부가 대화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적극 추구했다면 미국의 태도도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해 동안 핵 문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은 우리 정부의 실패이기도 한 것이다. 이를 분명히 인정하고 기존 정책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야 유효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김정은 북한 정권이 핵실험을 되풀이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체제의 생존을 확보하는 데 있을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 관련국 가운데 가장 힘이 약하고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더라도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없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경계심을 키워, 갈수록 체제 유지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핵 없이도 생존할 수 있음을 북한에 납득시키는 것이 핵 해법의 기초가 돼야 한다. 이는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김정은 정권은 5년이 채 안 되는 집권 기간 동안 세 차례나 핵실험을 했다. 특히 올해 두 차례 핵실험을 하면서 핵무기 운반수단이 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수십발 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한·미의 대북정책 기조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곧 북한의 움직임은 한·미의 정책에 연동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미국이 당장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우리 정부가 새로운 동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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