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0 20:06
수정 : 2019.01.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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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권을 얻으려고 손을 든 기자들 중 한명을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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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새해회견 이모저모
진행맡은 대통령에 집중 구조
예정보다 10분 늘려 25개 문답
기자들, 발언기회 얻으려 차별화
즉문즉답 방식에 돌발 상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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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권을 얻으려고 손을 든 기자들 중 한명을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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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시작할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기다리던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와 앉자마자 진행 방식을 설명한 뒤 바로 문답으로 들어갔다. 지난해처럼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윤영찬 당시 국민소통수석이 마이크를 잡고 진행을 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 대통령이 직접 회견을 주도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진행자로서 옆에 있기는 했지만 개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에서 29분 남짓 회견문을 읽은 뒤에 차를 타고 영빈관으로 향했다. 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앉았다. 회견을 진행한 문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구조였다.
기자들은 질문 기회를 얻으려고 문 대통령의 답변이 끝날 때마다 손을 번쩍 들었다. 눈에 띄기 위해 책, 수첩, 휴대폰을 들고 흔드는가 하면, 생활한복을 입어 복장 차별화를 꾀한 기자도 있었다.
문답 과정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기자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중재할 ‘패키지 안’을 직접 예로 들어 물어보자, “우리 기자가 방안을 (이미) 다 말했다”며 “저도 (북-미를)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외신 기자들이 외교·안보 분야가 아닌 국내 정치·사회·문화 분야에서도 계속 손을 들자 “우리 국내 정치에 대해서도 외신이 관심 있어요?”라며 외신 기자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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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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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공격적인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응수했다. 국내 방송사의 한 기자가 ‘현실 경제가 힘든데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현)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는 기자회견문에서 내내 말씀드렸다.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세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신뢰가 두터워졌기 때문인지 문답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김정은’이라고 네차례 발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80분간 문답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10분을 더 늘려 총 25개 질문을 소화했다. 본격적인 회견에 앞서 회견장에는 지난해처럼 가요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봉우리’(김민기), ‘브라보 마이 라이프’(봄여름가을겨울),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커피소년), ‘말하는 대로’(처진 달팽이) 등이 선정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지만 질문이 나오지 않아 얘기하지 못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합의를 존중한다, 대통령 소신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이고,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민심과 함께 가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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