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고도 4500㎞ 비행거리 960㎞ 고각 발사로 동해 낙하”
미 전문가 “정상각도 발사하면 1만3000㎞ 비행, 미 전역 타격”
군 당국은 29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화성 14형 계열로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새벽에 발사한 미사일의 탄종은 화성-14형 계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가 추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늘 29일 오전 3시17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약 4500km, 비행거리는 약 960km”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화성-12형 발사 이후 10주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의 화성-14형 발사는 7월4일과 7월28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에서 어떤 기술적 성취가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현재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번 발사는 지난 7월4일과 28일 발사 때보다 더 높이 날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그동안 기술적으로 좀더 향상됐을 가능성을 내보였다. 7월 4일 발사 때는 고도 2802㎞, 비행거리 933㎞였으며, 7월 28일 발사 때는 고도 3700㎞, 비행 거리는 1000여㎞라고 군 당국이 밝혔었다. 미국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했으면 사거리가 1만3000㎞에 이를 것이다. 이 정도 사거리면 미국 워싱턴을 포함해 본토 어디든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공군의 ‘EE 737 정찰기’(피스 아이)가 가장 먼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E737에 뒤이어 동해상의 이지스함과 ‘그린 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가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의 발사 시각과 관련해선 “오늘처럼 이른 시간에 발사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들어 15차례 2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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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장거리 대공 감시 레이더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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