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 단식농성 7일째에 접어든 김성태 원내대표가 119 구급대원의 검진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드루킹 댓글 공작 의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의료진의 입원 권고를 거부하고 9일에도 농성을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의 건강상태는 단식 일주일째인 이날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회 의료진은 김 원내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농성장을 찾아 “심실성 부정맥 등 우려가 있다”며 입원 및 정밀검진을 권유했다. 김 원내대표의 체온은 37.5도로 다소 높았고, 혈압은 평소보다 떨어진 상태이며 두통·구토감·무기력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어 합병증이 우려된다고 당 관계자들은 밝혔다. 김 대표를 검진한 한 의료진은 “심근경색 환자는 본인이나 보호자 동의를 받는 게 아니라 바로 진료한다. 지금 상태와 언어 표현을 정상으로 보면 안 된다”며 본인 동의 유무와 관계없이 병원 치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50분께 국회에는 119구급차도 출동했다가 김 원내대표가 들것에 실려나가길 거부하면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9일 오후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 7일째를 맞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구급대원들이 들것을 천막으로 가져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송을 거부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원내대표는 당초 정세균 국회의장이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8일 오후 2시’까지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단식 투쟁도 접고 5월 임시국회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통보했으나, 8일 여야 협상이 불발된 뒤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이날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원내 중진들은 오후 3시30분께 천막 농성장에서 만나 김 원내대표의 단식 중단을 설득하기로 결의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무성 의원은 “장 기능에 쇼크가 와 회복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지금 (김 대표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 아니라 억지로 모셔가야겠다는 것이 의사 소견”이라고 설득했지만 김 대표는 “특검 관철을 위해서 더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한다” “정신도 괜찮다”며 거부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있을 걸로 믿고 지속해서 물밑 접촉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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