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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2 16:12 수정 : 2018.07.12 21:19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르시치(왼쪽)가 12일 오전(한국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 수비수 카일 워커를 제치고 왼발슛으로 1-1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김경무 선임기자의 월드컵 파고들기]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잡고 사상 첫 결승행
1-1 뒤 연장 후반 4분 만주키치 극적 역전골
승리의 영웅은 132분 지치지 않고 뛴 페르시치
동점골에다 결승골 도움까지 ‘경기 MVP’

1998년 첫 출전 3위, 이번엔 첫 우승 노려
당시 4강전에서 1-2 패한 프랑스와 ‘리턴매치’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르시치(왼쪽)가 12일 오전(한국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 수비수 카일 워커를 제치고 왼발슛으로 1-1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끈질긴 ‘불덩어리’가 패기의 ‘삼사자’를 집어삼키다.”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FIFA랭킹 20위)와 잉글랜드(12위)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4강전은 이런 표현으로 집약할 수 있다. 불덩어리라는 의미의 ‘바트레니’(Vatreni)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의 애칭, ‘스리 라이온스’(삼사자)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별칭이다.

이날 4강전은 예상대로 중원 싸움에 희비가 엇갈렸다. 잉글랜드가 전반 5분 오른쪽 윙백 키어런 트리피어(28·토트넘)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전반 경기를 지배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중반 이후 힘을 내기 시작해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후반 23분 터진 이반 페르시치(29·인터밀란)의 1-1 동점골, 그리고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의 극적인 왼발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만주키치는 “오늘 밤 우리가 사자 같았다”고 했다.

페르시치의 1-1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퍼드가 몸을 던졌으나 소용없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페르시치가 경기 뒤 아들 레오나르드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인구 416만명, 국토 면적 5만6594㎢(대한민국의 절반). 이 작은 나라는 사상 처음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1998년 처음 월드컵 본선에 올라 3위의 성적을 낸 이후 최고 성적이다.

승리의 영웅은 즐라트코 달리치(52) 감독이 구사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페르시치다. 그는 연장전까지 지칠 줄 모르게 132분19초를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됐다. 그는 후반 23분 오른쪽 풀백 시메 브르살코(26·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문전으로 올린 공을 벌칙구역 중앙에서 왼발을 갖다대는 슈팅으로 연결하며 1-1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만주키치의 벌칙구역 왼쪽에서의 왼발 결승골도 그의 절묘한 백헤딩 패스에서 비롯됐다.

페르시치는 특히 순간 단거리 전력질주인 ‘스프린트’(Sprints)를 이날 78개나 기록할 정도로 많이 뛰었다.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의 40개보다 2배 가량 많았다. 또 순간 최고 스피드도 전반 시속 27.00㎞, 후반 시속 29.48㎞, 연장 시속 30.17㎞로 점점 빨라져 ‘연소되지 않는 불덩어리’임을 뽐냈다.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왼쪽)이 골키퍼 조던 픽퍼드를 껴안고 격려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앞서 덴마크와의 16강전(1-1 뒤 승부차기 3-2 승리), 러시아와의 8강전(2-2 뒤 승부차기 4-3 승리)에서 인저리타임까지 모두 120분 이상의 혈투를 벌인 크로아티아는 이날 전반에는 잉글랜드의 기세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페르시치의 위력적인 슈팅으로 공세를 시작하면서 중원을 장악해 대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페르시치-모드리치-안테 레비치(25·프랑크푸르트)로 이어지는 공격 2선이 살아났고, 연장 전반 11분에는 안드레이 크라마리치(27·호펜하임)가 레비치 대신 투입돼 불덩어리 공격에 기름을 부었다.

슈팅 시도 22-11(유효슈팅 7-1), 공점유율 54%-46%, 패스 숫자 628-481 등 기록을 보더라도 모든 면에서 크로아티아가 앞섰다. 크로아티아는 15일 밤 12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피파랭킹 7위)와 결승전을 벌인다. 두팀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4강전에서 처음 만났고, 당시에는 프랑스가 2-1로 이겼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52년 만에 두번째 정상을 노린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6골을 기록중인 해리 케인(25·토트넘)의 득점포가 2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트리피어의 프리킥 때 그의 헤딩슛이 무산된 게 아쉬웠다. 잉글랜드는 14일 밤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3-4위전을 치른다.

김경무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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