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25 18:11
수정 : 2018.07.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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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28·인천시청)가 23일 앞으로 다가온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뒤로 ‘불광불급’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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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G-23]
아시아선수권 2연패 ‘개척자’
-60㎏급서 ‘갈망하던’ 첫 출전
북한·중국·카자흐와 4강 형성
‘지능적이고 발 빠른 아웃복서’
현란한 스텝 앞세운 공격력 강점
“최종 목표는 세계 1위”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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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28·인천시청)가 23일 앞으로 다가온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뒤로 ‘불광불급’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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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
섭씨 34도를 오르내리는 충북 진천선수촌 복싱장에 들어서니 현수막의 큰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미치광이처럼 미쳐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28·인천시청)도 이 말을 새기며 복싱에 푹 빠져 있다. 그는 “힘들지만 복싱이 즐겁다”고 했다. 나동길 감독은 “지독한 연습벌레”라며 흐뭇해했다.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의 개척자다. 2015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몽골 여자복싱선수권대회와 지난해 베트남 대회 -60㎏급(라이트급)에서 우승하며 한국 여자복서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3일 앞으로 다가온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역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가 된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다. 2014 인천 대회 때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편파판정 논란 끝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오연지는 “평소에 갈망했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복싱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당시 성수연이 -75㎏급에서 출전 선수 7명 중 유일하게 부전승으로 4강에 오르는 대진운으로 동메달을 땄다. 이어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박진아가 -60㎏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결승에서 박진아를 물리친 중국의 인쥔화(28)는 이후 오연지와 동갑내기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 2015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선 인쥔화를 꺾었지만, 2016년 2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국제복싱대회 결승전에선 져, 1승1패가 됐다. 인쥔화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57㎏급으로 체급을 낮춰 출전해 오연지와의 맞대결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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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28·인천시청)가 23일 앞으로 다가온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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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0㎏급에는 여전히 강자들이 많다. 북한의 최혜송, 카자흐스탄의 볼로셴코, 중국의 양웬루가 오연지와 함께 이 체급 ‘4강’을 형성하고 있다. 오연지는 “모두 넘어야 할 산이고, 모두가 라이벌이다. 영상을 보며 그들의 장단점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오연지가 가지고 있는 비장의 무기는 빠른 발을 활용한 현란한 스텝이다. 나동길 감독도 “남자 선수 못지않은 테크닉을 겸비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난 5월 한국을 다녀간 일본복싱협회 관계자들도 오연지에 대해 “지능적이고, 발이 빠른 아웃복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치고 빠지면서 상대가 들어오면 받아치는 장점을 살리면서도 때로는 인파이터로 변신해 공격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반전의 매력도 가지고 있다.
오연지는 “긴장하면 장점인 스텝을 못 살릴 때가 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한 모든 것을 후회없이 쏟아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연지는 자카르타를 넘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세계에서 1등 한번 해보는 게 최종목표”라고 했다. 이어 “동양인의 한계를 넘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진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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