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벨트에서 일하다 죽은 타이 청년, 산재 협상 타결

경기도 양주의 한 건설폐기물 업체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타이인 이주노동자 프레용 자이분의 아버지 분미 자이분이 양주 소망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성탄절 기도회에서 프레용의 영정을 들고 있다.

사측, 사과의 뜻 밝히고 대책위 요구 배상 수용
오는 10일 오전 10시 발인
“이주노동자 산재 이정표 될 합의”

경기도 양주의 한 건설폐기물 업체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타이인 이주노동자 프레용 자이분의 아버지 분미 자이분이 양주 소망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성탄절 기도회에서 프레용의 영정을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13일 홀로 컨베이어벨트에서 업무를 하다가 사망한 타이 청년 프레용 자이분(33)의 죽음에 대해 사쪽인 ㄷ개발업체가 사과의 뜻을 밝히고, 민사배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바다 건너온 타이 청년의 끝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였다)

8일 자이분 프레용 산재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유가족과 ㄷ개발 사이의 산재 사망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밝혔다. 프레용 자이분의 죽음이 40일을 넘어서도록 보상금 3000만원 지급을 고집해오던 사쪽은 지난 1월6일 사장이 직접 대책위를 찾아 산재 사망 사건을 사과하고 대책위가 요구한 민사 배상금 1억5000만원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빨리 타이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유가족의 상황에 따라 민사배상금은 일시불로 지급될 것으로 보이며 장례비용 전액도 사쪽이 부담한다.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대책위는 오는 10일 오전10시 발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자이분 프레용 산재 사망사건을 세상에 알린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청년 노동자의 목숨 값으론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에 대한 민사 배상금으론 이정표가 될 만한 금액을 받게 됐다”며 “그동안 이주노동자의 경우 사망하더라도 몇 천만원 받는게 고작이었는데, 노동 시민사회의 연대와 특히 언론의 도움으로 한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유가족들이 보상은 받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노동청은 산재 사망에도 불구하고 사쪽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