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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2 18:38 수정 : 2020.01.13 11:24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불화수소 전문 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최근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함께 아베 정부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수출 규제를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세 가지 중 하나다. 모리타화학은 한국 불화수소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글로벌 기업인 듀폰이 한국에 포토레지스트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듀폰은 8일 한국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시설을 짓기로 확정하고 2800만달러(약 325억원) 규모의 투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듀폰의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아베 정부가 수출 규제를 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일본 경제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수입 기업보다 일본 수출 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대체 공급선 발굴뿐 아니라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화학 소재 전문 기업인 솔브레인이 최고 수준의 고순도 불화수소 공장 신·증설을 조기에 완료하고 대량생산 체제를 갖췄다.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선 이러다가 한국 시장을 영영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모리타화학의 모리타 야스오 사장은 이미 지난해 8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수출 관리 강화가 일본 기업의 점유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는 처음부터 오판이었다. 수입 규제가 아닌 수출 규제로 무역보복을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수출 규제는 자국 기업에도 피해를 준다. 일종의 자해극이다. 또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들어 국제적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확전이 어렵다. 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한국 경제의 중심인 반도체 산업에 위협을 가하면 한국 정부가 바로 굴복할 것이라 판단하고 무리수를 둔 것 같다.

우리 국민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열기도 식을 줄을 모른다. 일본정부관광국 통계를 보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11월에도 65.1%나 줄었다. 7월 -7.6%, 8월 -48%, 9월 -58%, 10월 -65.5%로 급감세가 이어지고 있다. 규슈와 홋카이도 등 일본 지방 관광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했던 오카자키 다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는 10일 기자회견에선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일본 자동차와 맥주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제 발등을 찍는 어리석은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명분도 실익도 없는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 그게 일본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 관련 기사 : 듀폰, 한국에 반도체 핵심 소재 ‘EUV 포토레지스트’ 공장 설립
▶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일본 수출 규제 철회하면 빠르게 관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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