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시교육청에서 관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운영평가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학교를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교체제개편 어떻게 돼 가나
고입 동시 실시가 첫 단추
자사→일반고 전환
두번째 단계 내년까지
3단계 개편은 시기 늦춰져
교육부 정책 연구 답보 상태
대입개편·고교학점제 등
구체적인 정부 청사진 내놔야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시교육청에서 관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운영평가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학교를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올해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는 고교체제 개편 2단계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평가에 동의하면 전국 자사고 24곳 가운데 46%인 11곳이 일반고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공교육 혁신을 위해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등을 통한 단계적 고교체제 개편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문재인 정부와 ‘자사고 폐지’를 공약한 진보 교육감들의 의지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는 자사고 논란을 넘어서 교육당국이 고교체제 개편 3단계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고교체제 개편안’을 두번 발표했다. 첫번째는 2017년 11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해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의 고입을 동시에 실시하는 안을 발표했고, 두번째는 지난해 8월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안’ 발표였다.
정부가 처음 ‘고교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할 때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단계로 고입 동시 실시 등 입시 제도를 개선한 뒤 2020년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국가교육회의 논의를 통해 고교체제 개편 3단계를 비교적 빠르게 완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안’을 보면, 고교체제 개편 3단계 시기를 늦춘 점이 눈에 띈다. 1단계로 2017~2019년 고입 동시 실시 등을 하고 2단계로 역시 공정하고 엄정한 성과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부분은 여전했다. 그러나 고교체제 개편 3단계를 정책 연구 및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해 2020년 하반기에 실시하겠다고 애초 계획보다 늦췄다.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정책 연구 여부를 확인한 결과, 교육부는 현재까지 진행한 작업이 아무것도 없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평가가 완료되면 2020년 고교체제 개편 관련 정책 연구 계획을 수립하겠다”고만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은 “자사고 제도 자체에 대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임기 후반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정책 연구도 서두르고 3단계 완료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에는 자사고 16곳, 외고 30곳, 국제고 6곳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재지정 평가만 봐도 평가지표를 두고 논란이 거셀 뿐 아니라 개별 학교 평가 결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져 학생과 학부모의 피로감이 컸다. 또 재지정 평가 결과를 보면 지난 10여년 동안 늘어난 자사고들이 지정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되어왔다는 사실이 상당히 확인됐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은 고교체제 개편에서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대입체제 개편을 어떻게 하고, 고교학점제는 어떤 방식으로 실시할 것인지 구체적인 정부 정책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사고 무더기 취소로 인해 과거처럼 교육 특구인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 소장은 “강남 8학군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는 과거 학력고사 시절이나 수능 중심의 대입체제 때 이야기”라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대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 그런 현상이 나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학종에서는 내신 성적도 중요한데, 교육 특구에서는 오히려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수능 입학생 대비 학종 입학생이 대학에서 성적이 더 좋고 자퇴율이 낮은 것이 통계로도 입증돼 2022학년도 이후 정시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학종 비율이 줄어들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다면, 강남에 가는 것이 꼭 입시에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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