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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3 11:09 수정 : 2019.12.13 11:17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 일대에서 방역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등 치명적이나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남북관계 경색으로 방역 협력 제안 북한 ‘무반응’
국제기구 통해 간접 지원 등 고민
“북한 돼지열병 상당히 확산 징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 일대에서 방역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등 치명적이나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부가 국제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활동을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속에서 정부가 돼지열병 방역 협력 제안을 했지만 북한은 ‘무반응’으로 나오고 있어,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 지원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정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통일부는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지원 사업을 희망하는 국제 엔지오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원하기 위한 내부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출하려면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위원회(기심위)를 거쳐 자체 사전심사인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심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원칙상 교추협 의결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당 기금을 엔지오 쪽에 송금할 수 있다.

기금 지원이 확정되면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 활동 등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 발생한 이후 석 달 가까이 접경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계속 출몰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엔지오 지원 모색도 북한과 방역 공조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앞서 지난 10월 통일부 국감에서 “방역 협력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엔지오와도 협력할 수 있다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 5월 말 자강도의 한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 발생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한 이후 추가 발병 상황을 함구하고 있다. 북한의 열악한 방역 수준을 감안하면 최근까지 방역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9월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악화된 남북관계 영향으로 통일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엔지오 통한 지원 등을 포함해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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