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6 18:44
수정 : 2006.06.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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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노총 김태일 사무총장(오른쪽)과 미국 노총산별회의(AFL-CIO)리처드 트럼커 사무총장이 6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라파에트 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친화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워성턴/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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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쪽 농업관세·지재권등 공세
FTA 첫 공식협상 이모저모
6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무역대표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공식협상은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로 시작했다. 우리 쪽 김종훈 대표는 “서울로 돌아갈 때는 손에 통합협정문을 갖고 갔으면 한다”며 두 가지 협상원칙을 제시했다. 양쪽 이익이 균형이 되도록 하자는 것과, 서로 민감한 부분을 어느 정도 존중하자는 것이다. 미국 쪽 웬디 커틀러 대표는 “18년 무역대표부 근무 중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쪽 대표단은 이어 분과별로 5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 농업 분야에서 미국은 “한국의 관세할당 제도가 자의적인 것 같다”며 압박했고, 동식물 검역 분야를 다룰 상설위원회를 두자고 요구했다.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우리는 주로 미국의 주장을 듣는 등 방어적 태도를 취했다. 반면, 미국이 수입제품에 물리는 항만수수료에 대해서는 이것이 사실상 수수료인지 세금인지를 따졌다.
김 대표는 협상이 끝난 뒤 연 브리핑에서 “양쪽의 차이점에 대해 서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질의응답이 많이 진행됐다”며 “오늘은 긴 과정 중에 첫걸음이었고 협상 중에서도 첫날이었는데 그 정도의 진전은 있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와 커틀러 대표는 별도의 장소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현안인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은 북한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쌓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므로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커틀러 대표는 “협상은 (북한이 아닌) 미국과 한국 간의 협상”이라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가장 어려운 협상 과제로 농산물·자동차·의약품 분야를 꼽으면서 ‘규제 투명성’도 “극도로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른 시일 안에 뼈 없는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미국은 앞으로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를 더욱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와 함께 의약품 및 의료장비 실무그룹을 별도로 만든 점을 지적하며, 의약품 분야 협상에 집중할 계획임도 분명히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와 승리혁신연맹은 이날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실패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노동친화적인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원정시위단 50여명은 이날 백악관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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