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05 07:01
수정 : 2006.09.05 07:01
“FTA 반대시위 불상사없었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은 씨름으로 치면 `힘쓰기'입니다"
오는 6일부터 시작될 한미 FTA 3차 본협상을 위해 4일 낮(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 입국한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타코마 공항에서 가진 회견에서 협상 소감을 이같이 밝히고 "`배지기'같은 본격적인 기술은 다음번 협상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협상단 본대와 함께 입국한 김 대표는 시종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미국이 우리측에 사전 전달한 관세 개방안의 수준이 보수적이지만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우리 쌀 시장은 절대 개방할 수 없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인 뒤 지난 2차 협상 때는 의약품 협상이 돌발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됐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돌발변수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협상기간에 시애틀 현지에서 있을 우리나라 농민.시민 단체의 반(反) FTA 시위에 언급, "불상사없이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다음은 김 수석대표와의 일문일답.
-- 3차 협상의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 3개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우선 양국이 협상에 앞서 관세 개방안(양허안)을 교환한 만큼 FTA 정신을 살려 양국의 이익을 서로 균형있게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는 서로 교환한 서비스.투자 개방유보안에 대해 확인할 부분이 많다. 2차 협상때 의약품 분야 협상이 열리지 못한 만큼 이번 협상에서는 서비스 분야 협상을 열심히 해야 한다. 상대방의 개방유보안에 대한 진의도 타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 2차 협상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통합협정문의 일부 쟁점을 합의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크게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관세 개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안 협상에 주력할 것이다.
-- 양국이 서로 보수적인 수준에서 개방.유보안을 교환, 결국 협상이 어렵지 않겠는가.
▲ 예측하기 어렵지만 충분히 풀 수 있다. 상대방이 어떤 요구를 해올지 잘 모르겠지만 전략을 세운 뒤 진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
-- 2차 협상때는 의약품이 돌발변수가 됐는데, 이번 협상의 돌발변수는 무엇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 그야말로 돌발이니까 예상하기 어렵다. 2차 협상때 의약품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3차 협상때는 돌발변수가 별로 없을 것이다.
-- 미국이 공기업 분야에 대해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 양국이 서로 독점적 권리를 가진 공기업을 지정할 권리를 인정하고 공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이 같다. 하지만 공기업의 상업적 지위와 독점적 지위 남용 방지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논의해야 하며, 미국의 입장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 쌀 협상 전망은.
▲ 미국이 쌀 문제를 제기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쌀 시장을 개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 관세 개방안의 쟁점은 무엇인가.
▲ 우리는 제조업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미국은 농업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 조만간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등 FTA 현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나.
▲ 정상회담 의제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 3차 협상 기간에 농민.시민 단체의 시애틀 반 FTA 시위가 예정돼 있는데.
▲ 여러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불상사없이 잘 됐으면 좋겠다.
-- 2차 협상 때는 `샅바싸움'이라고 비유했는데 3차 협상은 어떤가.
▲ 지금은 씨름으로 치면 `힘쓰기' 단계다. `배지기'는 다음 협상이 될 것이다.
이강원 경수현 기자
gija007@yna.co.kr (시애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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