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윈-윈 전략…전 미상무부 부장관
한국과 미국의 전직 고위 관료들은 공통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는 25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21세기 한미 관계: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한미 양국의 산업구조는 상당히 보완적이므로 FTA 체결이 서로에게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상대로 거두는 연간 110억달러의 흑자가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반영하는 것이며 서비스업은 이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법무.회계.세무 부문 등을 개방, 능력을 키울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농업, 특히 쌀 문제의 경우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에서 협상을 마친 만큼 정부가 미국측을 충분히 설득, 예외 조치를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한 전 부총리는 또 세계화와 고령화를 한국 경제가 직면한 주요 과제로 지목하고 FTA가 이를 대비한 역동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산업의 발전 정도와 민주주의 역량, 교육.인적자원.사회시스템 등 경제 잠재력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개방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낙관했다.티이도르 카신저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도 "한미 양국은 지난 30년간 개방을 통해 함께 발전해 왔으나 미국은 식품 섬유 등에, 한국도 통상과 투자 부문 등에 여전히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FTA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양국 모두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해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치열한 경쟁, 미국과 아시아의 교역량 급증, 미국 행정부의 신속협상권한(TPA) 시한 임박 등을 거론하며 한미 FTA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신저 전 부장관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FTA 협상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의 협상으로 시작한 것이나 개성은 한국의 영토가 아니다"며 "이같은 사례는 과거 미국과 다른 나라의 FTA 체결에서 없었다"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미국내, 양국간 깊이 있는 토론과 협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 연설을 맡은 앤드루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현재의 한미 양국 관계, 경제 성숙도 등으로 미뤄 지금이 FTA를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며 "FTA 체결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두 나라의 협력 모델을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함께 TPA 연장 가능성에 대해 "TPA가 처음 국회를 통과할 때에도 난항을 겪었었다"며 "현재 의원들이 연장 문제에 집중할 여력이 있을 지 의문이며 상.하원에서 민주, 공화당 세력도 반반 정도이므로 연장될 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 전 부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TPA 연장을 가정하지 않고 있으며 TPA 만료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한국측 입장을 소개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사모투자펀드, 헤지펀드 등의 투자 관련 규정과 절차도 FTA를 통해 보다 투명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신저 전 부장관은 "기사를 통해 한국내 칼라일, 론스타 등 헤지펀드 관련 상황을 접하는데, 금융위기 이후 부실회사를 튼튼하게 만든 성공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데 놀랐다"며 "처음부터 규칙을 잘 정해놔야 하며 팩트(사실) 중심으로 행동하고 이런 펀드가 어떻게 투자 구조를 정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부총리는 이와 관련, "사모주식투자펀드의 경우 이들이 얻은 이익이 매우 크고 조세조약에 허용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국회에서도 현재 많은 주장이 오가고 있다"며 "한국의 법과 규정에 따라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항에 명시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충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최근 OECD 국세청장 회의도 한국에서 열렸지만 이들이 사모투자펀드를 어떻게 모니터링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으며 곧 어떤 방안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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