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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7 19:11 수정 : 2006.10.27 19:11

막내린 한·미FTA 4차협상 결산
한-미, 농업·의약품 후퇴없이 맞서
‘미 상품 관세양허안 양보’ 일부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27일 마무리됐다. 관세 양허안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핵심 쟁점들은 5차 협상 이후로 넘겨졌다. 12월 열릴 5차 협상부터는 주요 쟁점에 대한 주고받기가 시작되고 이 과정은 내년 1월 열릴 6차 협상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4차 협상 만족스럽다”=김종훈 우리 쪽 수석대표는 27일 “3차 협상 때보다 많이 진전됐다”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3차 협상 직후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김 대표가 가장 큰 성과로 꼽는 부분은 상품 부분 관세 양허안에서 미국 쪽 양보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 부품 전체를 기타 품목(관세 철폐 기간을 정하지 않은 품목들)에서 10년 관세 철폐로 옮기고 1천개 품목을 즉시 철폐로 옮겨, 우리 쪽 양허안과 적어도 품목 수에서는 균형을 맞췄다.

농업 분야에서는 우리 쪽이 상추, 토마토 등 일부 민감품목을 관세 철폐 대상으로 옮긴 수정 양허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4차 협상 직전 서로 교환한 개방 요구안(리퀘스트 리스트)에서 미국은 한국에 쇠고기 관세 즉시 철폐 등 수준 높은 개방을 재요구했다. 우리 쪽도 추가 수정안을 낼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쪽이 쌀을 자신들의 요구안에서 제외해 우리 쪽 부담을 덜어줬다.

서비스 등 많은 분과는 이른바 ‘가지치기’ 작업에 주력했다. 상대방 유보안, 요구안의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쟁점들에 대해서 합의를 해나갔다.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예상했던 대로 핵심 쟁점에선 진전이 전혀 없었다. 미국은 자동차를 기타 품목에 남겨 놓았고, 반대로 우리는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세제 개편을 거부했다. 우리는 농산물을 거의 내놓지 않았고, 미국은 섬유산업 보호장치를 고수했다. 우리는 의약품분과에서 약값 이의기구 설치나 특허권 강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고, 미국은 개성공단과 반덤핑 개선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런 쟁점들은 양국 모두 포기하기 힘든 것들이다. 미국은 자국 기업들의 로비가 거센 자동차와 의약품, 농업에서 한국 시장 확대를 보장하는 조처들을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만을 위해 자동차 세제를 고친다던가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감수하고 미국의 특허권 강화를 보장해주는 것, 농산물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것 등은 모두 비용이 너무 크다. 거꾸로 우리 정부는 애초 수출 확대가 협상 시작의 최대 명분이었던 만큼 무역구제 분야에서의 가시적인 성과, 자동차·섬유제품의 관세 대폭 인하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나프타를 제외하고 양자 협상에서 무역구제 개선 조처를 내준 적이 한번도 없다. 섬유 원산지 규정도 마찬가지다. 역시 최대 쟁점 중의 하나였던 개성공단 문제는 북한 핵 위기로 말도 꺼내기 힘든 분위기가 돼버렸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서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거나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양보한다면, 자국 국민이나 의회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게 된다. 때문에 종국에는 이런 민감한 부분들을 제외한 낮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주/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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