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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3 21:39 수정 : 2006.12.03 21:39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협상단 김종훈 수석대표가 3일 오후(현지시각) 제5차 협상이 열리는 미국 몬태나주 빅 스카이 리조트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협상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빅 스카이(미국 몬태나주)/연합뉴스

‘한-미 FTA 5차협상’ 내일부터 몬태나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쪽 협상단이 호랑이굴로 들어간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잇따라 반송·폐기하고 있는 한국이, 미국에서도 가장 쇠고기 수출에 관심이 많은 몬태나주에 있는 작은 도시 ‘빅 스카이’에서 5~9일(한국 시각) 5차 협상을 벌인다.

한국은 무역구제와 섬유 분야에서 진전된 성과를 찾기 위한 담판을 벌인다는 각오지만, 미국은 쇠고기와 자동차는 물론 의약품, 지적재산권, 투자, 서비스, 경쟁,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압박하며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무역구제·섬유분야 진전” 각오
미 자동차·의약품 압박도 만만찮을듯

산간벽지 몬태나에서 열리는 까닭?

우리 쪽 협상대표단 일부는 협상지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두번이나 갈아탄다. 미국의 북서부 로키산맥 동쪽 산자락인 이곳까지 오려면 24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5차 협상지로 채택된 이유는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막스 보커스(민주당) 상원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탓이다. 몬태나의 주산업은 축산업이며, 새 의회에서 상원 재경위원장으로 내정된 막스 보커스 의원은 광우병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한국한테 그동안 줄곧 수입재개 압력을 펴왔다. 미 행정부가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내건 것도 그의 힘이 컸다.

그런데 한국이 최근 뼛조각 발견을 이유로 두차례나 미국산 쇠고기의 반입을 막고 있으니 대표단은 5차 협상장의 분위기가 날씨 만큼이나 썰렁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출국 전 국회 에프티에이 특위에서 “쇠고기 문제로 협상 분위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미국이 최근의 쇠고기 사태를 이용해 기존의 동·식물 검역(SPS) 규정의 완화나 현행 40%인 쇠고기 관세의 조속한 철폐 요구를 더욱 죄어올 것”으로 점쳤다.

섬유분과 차관보급 격상 이유?


정부는 2일 서기관급이었던 섬유 분과장을 두나라 모두 차관보급으로 격상하고, 몬태나가 아닌 워싱턴에서 별도로 8일 하룻동안 분과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섬유를 무역구제나 농산물과 빅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과)는 “섬유 원산지 규정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우리 정부가 섬유에 대한 요구는 접는 대신 반덤핑 등 무역구제 분과에서 가시적인 몇가지를 얻어내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김준동 산업자원부 자유무역협정팀장은 “평행선을 달리는 섬유분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데 양국이 공감했다”면서 “미국 쪽에서 섬유를 전담하는 최고 책임자가 차관보급이어서 우리도 거기에 맞췄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황현규 산자부 섬유생활팀장은 “섬유만 놓고 양국이 협상을 하며, 섬유와 다른 것을 서로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FTA 5차협상 주요 쟁점

무역구제에 집중해야 하나?

협상 대표단은 “5차 협상에서는 특히 무역구제에 협상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혀 왔다. 반덤핑 제도 등 무역구제 분과는 미국의 무역촉진법(TPA)상 이달 말까지 합의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김양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호무역주의가 강한)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무역구제와 관련된 미국의 법안들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무역구제는 기껏해야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제소가 된 조항인 제로잉(수출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낮을 때는 차액을 덤핑 마진에 계산하지만 반대일 때는 마이너스로 계산하지 않고 0으로 간주해 덤핑 관세율을 높이는 것)을 없애는 것 정도”라면서 “자동차, 약값 결정, 투자자의 정부 제소권, 쇠고기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는 19개 분과(2개 작업반 포함)중 상품, 농업, 통관절차·원산지, 무역구제, 기술장벽(TBT), 투자,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경쟁,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총칙분과, 자동차, 의약품·의료기기 등 모두 16개 분과회의가 열린다. 정부조달 분과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12월4일, 동식물검역 분과는 19∼20일 미국 워싱턴에서 각각 별도 회의가 열린다.

빅 스카이(미국 몬태나)/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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