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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11 20:19 수정 : 2007.02.12 11:12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 수석대표(오른쪽)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11일 오후 미국 워싱턴 코트호텔에서 열린 7차 협상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미 FTA 12일부터 7차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나흘간 일정에 돌입했다.

정부는 이번 7차 협상을 앞두고 국내의 상당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4월 초까지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드러냈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한-미 에프티에이 특위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7차 협상 이후 3월 중순에 8차 협상을 열기로 했으며, 7차와 8차 사이에 고위급 협상을 갖는 것은 물론 8차 이후에는 최고위급(대통령) 협상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4월초 타결 목표…미 요구 줄줄이 수용 태세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 재가동 빅딜 추진
농업분과 본격 줄다리기 속 범국본 방미투쟁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2월 7차 협상과 8차 협상을 끝내고 나면 협상 쟁점의 97~98%는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또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이 내년 초에나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 의회 움직임을 보면 무역촉진권한이 연장돼도 다자간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에 국한되고 양자간 협상인 에프티에이는 제외되는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 일정에 맞춰 오는 3월 말까지는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뜻이다. 미국 행정부는 의회로부터 위임받은 무역촉진권한의 시한이 만료(7월1일)되기 90일 전인 4월2일까지는 협정을 타결지어 미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정부가 미국 일정에 쫓겨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데 대해서는 국내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비준을 하는 대통령과 비준동의를 하는 국회 등 결정권을 쥐고 있는 곳은 그렇지 않다는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도 자리하고 있다. 한-미 에프티에이 찬성론자인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협상 실무 공무원들은 ‘우리는 타결만 지으면 되며 나머지는 정치적으로 넘기면 된다’는 자세”라면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중에 한-미 에프티에이를 반대하는 이가 없으며 국회 내에서도 반대의 여론이 있지만 다수는 그렇지 않음을 공무원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쪽 협상단은 이번 7차부터 핵심쟁점 분야에서 본격적인 주고받기 거래를 시작한다. 특히 지난 6차 때 열리지 않았던 무역구제와 자동차·의약품 3개 분야 실무협상도 재가동하며 이견을 좁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협상 일정에 얽매이는 바람에 주고받기라기보다는 우리 쪽의 퍼주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협상단은 이미 자동차 특별소비세를 단일화하고, 자동차세의 배기량 기준 부과 단계도 축소하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는 국내 세수 차질과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의약품 또한 정부는 8일 국회 특위에서 특허권 연장을 시사했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미쪽 우려도 “수용 가능한 사항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런 양보에도 불구하고 이와 빅딜을 하려는 우리의 공세 분야인 무역구제는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최대한 주장하겠다”는 자세로 물러난 상태다.

우리의 공세라고 여겼던 섬유 분야도 개방을 얻어내기보다 미국의 끈질긴 ‘비관세 장벽’ 쌓기에 손을 든 형국이다. 미국이 우회수출 방지를 명분 삼아 우리 섬유업체의 경영정보 제출과 미 세관의 한국 업체 현장조사 등을 요구했는데 협상단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조달 분과에서 애초 우리는 미국의 각주별 조달시장 개방을 요구했지만 미국이 주정부는 제외하자고 버텨 사실상 포기했다. 쇠고기·돼지고기·보리·사과 등 우리 농업에 충격이 큰 민감품목의 관세 협상도 본격 다뤄진다.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도 미 요구인 저작권의 연장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한-미 에프티에이 타결 일정
7차에는 우리 협상단 180명이 참가해 17개 분과 1개 작업반에 걸쳐 협상을 벌인다. 정부조달 분과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별도로 열린다.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번에도 20여명의 대표단을 워싱턴에 파견해 미국 현지 단체들과 함께 에프티에이 반대시위를 벌인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제7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12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 시내에서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농업경영인회등으로 이뤄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회원들과 미국 사회노동계,시민단체 회원들이 함께 FTA반대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

제7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12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 시내에서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농업경영인회등으로 이뤄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회원들과 미국 사회노동계,시민단체 회원들이 함께 FTA반대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

한미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 7차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11일 오후 협상이 열리고 있는 워싱턴 코트호텔 앞에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방미투쟁단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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