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1 18:20
수정 : 2006.10.12 02:02
|
북한군 병사들이 11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장교들과 만나려고 군사분계선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북한군과 유엔사는 12일 오후 판문점에서 지난 7월 북한 지역의 수해로 남쪽으로 떠내려온 북한군 유해 1구의 송환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일직장교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판문점/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외무성 대변인 담화…대북제재 맞선 ‘추가 핵실험’ 뜻 밝혀
안보리 주말께 결의안…일본 13일 독자제재 착수
북한이 제재가 강행되면 추가 핵실험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북한은 11일 오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어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추가 핵실험’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우리가 핵시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핵위협과 제재 압력 책동 때문”이라고 주장한 뒤, “비록 우리는 미국 때문에 핵시험을 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같이 준비돼 있다”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이날 평양에서 <교도통신>과 한 회견에서 추가 핵실험 강행 여부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동향에 연관된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 결의안 문안 조정 작업을 벌여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이 유엔 헌장 7장 41조에 근거를 둔 결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보임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쯤 제재 결의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10일(현지시각)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어떤 징계 조처가 있어야 하지만, 단호하면서도 건설적이고 적절하며 신중한 대응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방침은 대북 제재 결의의 근거를 ‘헌장 7장 41조’로 특정함으로써, 군사 조처를 규정한 헌장 7장 42조나, 군사적 대응의 길을 열어놓는 ‘헌장 7장의 포괄적 원용’은 하지 말자는 쪽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정부는 11일 밤 북한의 핵실험 발표와 관련해 안전보장 회의를 열어, 강력한 독자적 추가 제재조처를 결정해 발표했다. 제재조처에는 △모든 북한 선박의 전면 입항 금지 △북한의 모든 상품의 수입 금지 △북한 국적을 가진 자의 입국 금지 등이 포함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 자체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며, 구체적인 확증이 없는 경우에도 종합적인 판단으로 제재조처 강화를 단행할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강태호 이제훈 기자, 워싱턴 도쿄/류재훈 박중언 특파원
nomad@hani.co.kr
|
■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전문
북한 외무성은 11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압력과 제재가 가중된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은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전문.
『이미 천명한바대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로서 9일 우리 과학연구부문에서는 지하핵시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우리가 핵시험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핵위협과 제재압력 책동 때문이다.
우리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진정한 염원으로부터 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 위하여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우리의 인내성있는 성의와 아량에 제재와 봉쇄정책으로 대답해 나섰다.
우리는 미국에 의해 날로 증대되는 전쟁위험을 막고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부득불 핵무기 보유를 실물로 증명해 보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비록 우리는 미국 때문에 핵시험을 하였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없다.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위대한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목표이다.
우리의 핵시험은 핵무기와 현존 핵계획 포기를 공약한 9.19공동성명에 모순되지 않으며 그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된다.
우리는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포기하고 조(북).미 사이에 신뢰가 조성되어 우리가 미국의 위협을 더이상 느끼지 않게 된다면 단 한개의 핵무기도 필요없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여러차례 밝혀왔다.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에서 이미 탈퇴하였고 아무러한 국제법적 구속도 받지 않는 우리가 핵시험을 진행하였다는 것을 발표하자마자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하여 압력적인 결의를 조작해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같이 준비되어 있다.
만일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 (서울=연합뉴스)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