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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11 21:25 수정 : 2006.10.11 21:25

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일단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발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보고 진의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이번 담화가 표면적으로는 북한이 핵실험 강행의 원인을 미국에 떠넘기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발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담화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비난보다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데 기대를 거는 모습도 다소 읽힌다.

또 북한이 비록 '미국이 압력을 가중한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적어도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 전까지는 추가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위대한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 목표" "우리의 핵시험은 핵무기와 현존 핵계획 포기를 공약한 9.19공동성명에 모순되지 않으며 그 이행을 위한 적극적 조치"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비핵화 유훈 준수 및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 당국자는 "담화 마지막에 '물리적 대응조치'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이는 지금까지 했던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고 방점은 대화에 찍혀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속셈이 '판을 깨자'는 게 아니라 미국의 '성의있는 조치'를 전제로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정도 담화로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북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명분쌓기의 측면이 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는 대화를 원하는데 미국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당시 전통적 혈맹으로 여긴 중국마저 찬성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지가 극도로 위축된 점을 감안, 이번에는 자신들의 진의를 적극 선전해 중국이나 러시아가 무력제재까지 가능한 대북 결의에 선뜻 나서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속셈도 엿보인다.

한편에서는 북한이 대화 얘기를 꺼내면서도 금융제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 대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게 아니냐는 낙관적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우탁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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