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북한 |
민간지원물품 선박 첫 출항 |
북한의 핵 실험 강행으로 정부의 대북 지원물품 수송이 중단된 가운데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 물품을 실은 선박이 11일 첫 출항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남포간 정기 화물선 트레이드포춘(2천864t급)호는 민간단체들이 마련한 컨테이너 14대(이하 20피트짜리 기준) 분량의 대북 구호물자 및 개성공단으로 갈 컨테이너 45대 분량의 건설자재 및 원자재를 싣고 이날 오후 8시 인천항을 출항했다.
출항에 앞서 한국 YMCA 전국연맹은 이날 오전 10시 인천항에서 회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자전거' 선적식을 갖고 자전거 2천대를 화물선에 실었다.
이번 자전거 지원은 지난해 8월 광복 60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민간교류 활성화의 일환으로 자전거 2천대를 보낸 데 이어 두번째 지원으로 내년에도 2천대를 북한에 보낼 예정이다.
회원 모금을 통해 마련된 이 자전거는 1대당 10만원 정도이며 비포장 도로에서도 충격 완화가 되는 스프링 안장을 채택하는 등 북한의 상황에 맞춰 특수 제작됐다.
이와 함께 나눔인터내셔널이 앰뷸런스 2대, 2.5t 트럭 1대 및 컨테이너(이하 20피트짜리) 6대 분량의 주택용 새시와 담요를 마련했으며 한민족복지재단은 컨테이너 2대 분량의 태양열 온수시스템을 보냈다.
이밖에 월드비전이 연탄보일러, 굿네이버스는 건설자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건축용 패널, 어린이어깨동무가 PVC파이프를 각각 컨테이너 1대분씩 지원했다.
파나마 국적의 트레이드포춘호는 지원 물품 외에도 YMCA 인도요원 4명, 필리핀 선원 15명을 태우고 12일 남포항에 도착한 뒤 16일 다시 인천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대북 물품 지원과 함께 민간단체 인사들의 방북도 잇따를 전망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기술진 9명이 이날 오후 방북, 조선적십자병원 약물병동 지원사업을 펴고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도 평양을 방문해 대동강제약의 준공식 일정을 협의한다.
또 월드비전 관계자 11명은 14-17일 평양에서 씨감자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
10일 평양에서 돌아온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핵실험 당일인 9일 평양은 평온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면서 "북측 관계자는 민간단체 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민간단체들의 활발한 대북 지원과는 달리 정부가 마련한 북한 수해 복구 지원물품은 여전히 인천항에 발이 묶여 있다.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2일께 인천에서 북한으로 보낼 시멘트 7천500t은 선적이 보류돼 인천항 4부두 야적장에 쌓여 있다.
YMCA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3년간 자전거 6천대를 보낸다는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지원"이라며 "인도적 차원의 자전거 지원이 민간 교류의 끈을 이어가고 남북간 경색 정국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종구 함보현 기자 inyon@yna.co.kr (서울.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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