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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12 08:34 수정 : 2006.10.12 08:34

하루에 지구 4~6바퀴 회전
한반도 촬영시간 극히 제한적
“집중감시땐 확인가능” 의견도

100여개의 군사용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미국의 정보당국도 정작 북한이 지난 9일 핵실험을 할 때까지 관련된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해 자동차 번호판까지 정확히 촬영해내는 장면은 과장된 것일까?

영화 속에서는 인공위성이 지상의 어느 한 지점을 오래도록 감시할 수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상을 관측하기 위한 정찰위성은 지구 위의 어느 상공에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600여㎞ 고도에서 하루에 지구를 4~6바퀴씩 돌고 있다. 위성의 공전궤도는 지구 자전방향과 수직이며 지구의 자전 때문에 관측 지점은 항상 바뀐다.

따라서 인공위성 1대가 한반도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는 하루에 1번이 될까말까 하다. 그 기회가 오더라도 위성의 이동속도 때문에 한반도를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2분 가량에 불과하다. 또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있지 않으면 구름이 낀 날이나 밤에는 촬영이 불가능하다. 서울대 박찬국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집중적으로 촬영하지 않는다면 핵실험 여부를 인공위성 사진으로 알아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특정 상공에 멈춘 채 지구 자전 주기에 맞춰 공전하는 무궁화 5호와 같은 정지위성도 있다. 그러나 정지위성은 지구의 중력과 원심력을 계산해 3만5785㎞ 높이에 멀찍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사진촬영을 해도 해상도가 떨어진다. 주로 통신용으로 이용된다.

미국이 핵실험 의심 지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기로 마음먹으면 확인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미국 위성들에 대한 정보가 차단돼있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걸프전 당시 미국은 100여기의 군사용 인공위성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적외선 카메라,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위성들을 종합적으로 운용하면 북한 전역을 샅샅이 감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키홀 위성은 카메라 해상도가 10㎝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무선 통신을 도청할 수 있는 인공위성도 있다. 장 교수는 “미국은 정보수집을 할 때 인공위성에서 촬영된 사진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인공위성과 항공기, 함정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다”며 “북한이 미국의 감시망을 피해 핵실험을 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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