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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되는 북 15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각국 대사들이 북한의 핵실험을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 강력한 경제적 외교적 제재를 내용으로 한 대북 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자 북한의 박길연 유엔대사가 혼자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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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
NLL침범 등 국지적 도발 가능성도 있어
언론 “제2, 제3의 고난의 행군 낙관으로 싸워나가자” 독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안 통과에 즉각 반발했다.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14일(현지시간)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 후 안보리 연설을 통해 "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면서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면 북한은 이를 전쟁선포로 간주하고 계속해서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유엔이 제재에 나설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경고해 왔다.
지난 11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연이은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경고했고,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 때는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재결의안 통과에 따라 북한이 위기지수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제재에 굴복하기보다 추가적인 위협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들 사이에는 북한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첩보도 들어오고 있다.
오는 17일 'ㅌ.ㄷ(타도제국주의동맹-김일성이 1926년 만주에서 최초로 결성했다는 혁명조직) 결성 80주년'이 1차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변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을 통한 플루토늄 추가 추출 등의 위협도 가능하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이번 결의안이 북한을 더욱 자극해서 핵활동 강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월 실패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다시 발사할 수도 있다.
또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유엔 탈퇴로 위협할 수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안보리의 제재결의에 대해 유엔을 비난하면서 아예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북한이 유엔 탈퇴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결의안이 북한을 출입하는 선박에 대한 해상검색의 근거를 마련해 뒀다는 점에서 대량살상무기(PSI) 참여 확대에 따른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북한은 자신들의 해상 통로가 봉쇄된다고 판단할 경우 국지적 충돌도 불사함으로써 역으로 대화와 협상의 절박성을 이끌어 내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해상검색을 둘러싼 직접적 무력충돌, 서해교전과 같은 NLL(북방한계선) 침범, 휴전선 DMZ(비무장지대) 침범 등의 가능성이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특히 PSI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면서 "NLL이나 휴전선 침범, 미사일 발사 등으로 당분간 한반도 주변에서 충돌과 분쟁을 발생시키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부적으로는 제재결의안 통과에 따른 또 한 번의 '고난의 행군'에 대비, 선전전을 강화하며 주민 결속과 자력갱생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보유국으로서 자긍심을 높이고, 경제난을 미국의 탓으로 돌리며 주민 불만을 잠재우고, 선군정치를 강조하며 '김정일 충성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 언론 ‘고난’, ‘자주’ 강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5일 대북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북한의 언론들이 제재 결의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최근 들어 '고난'과 '자주'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방송은 25년전인 1981년 노동신문에 실렸던 정론 '자주의 기치'를 14일부터 세 차례에 나눠 방송을 하고 있다.
이 방송은 "우리는 작고 뒤떨어지고 파괴되고 분열된 나라로서 이 위대한 이념의 기치를 처음으로 들고 나갔기에 겪은 난관도 컸고 당하는 설움도 컸다"며 "만약 억압과 예속에 순종하고 압력에 굴복하여 남의 덕에 살아가는 길을 택했더라면 일시적으로 헐할 수도 있고 부담과 진통도 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그러나 남의 신세를 지면 자기의 정신과 존엄을 팔아야 한다"며 "우리는 주체가 다름 아닌 조선혁명의 생명선이고 자주가 우리의 위대한 첫 뜻이며 전체 목적이었기에 한번 선택한 길에서 결단코 물러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래 전 신문에 실렸던 정론이지만 북한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방송을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동신문은 14일 '일꾼들은 고난의 행군 정신으로 살고 일해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논문 발표 10주년을 맞아 게재한 논설에서 "유례없이 어려운 정세와 시련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고 혁명의 승리를 위한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았다는데 고난의 행군 정신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신문은 'ㅌ.ㄷ'(타도제국주의동맹-김일성이 1926년 만주에서 최초로 결성했다는 혁명조직) 결성 80주년을 맞아 발표한 논설에서도 "시련과 난관이 쌓일수록 투쟁의 노래, 승리의 노래를 부르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여명을 향하여 힘차게 나가야 한다"며 "모든 당원.근로자들은 사회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지고 신심과 낙관에 넘쳐 싸워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조선은 13일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 제목의 글에서 정치사상적.군사적.경제적 잠재력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있는 한 제2, 제3의 '고난의 행군'이 닥쳐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자신만만한 배짱과 담력으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유엔의 제재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서 북한은 내부적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인한 위기상황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의 단결을 촉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고난과 자주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고 말했다.
황재훈 기자
j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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