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5 19:20
수정 : 2006.10.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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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하는 북 대사 15일 오전(한국시각)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핵실험을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 대북한 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자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견해를 발표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있다. 아래 맨 오른쪽은 최영진 유엔 주재 한국 대사.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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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연 대사 “안보리는 갱단” 성명
“비핵화 김일성 유훈”…대화문은 남겨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 통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14일 결의안 가결 직후 안보리 연설에서 “(결의안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또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면 북한은 이를 전쟁선포로 간주하고 계속해서 물리적 대응조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핵실험을 단행했다”며 “미국의 위협이 없다면 단 한 개의 핵도 가질 필요가 없으며,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한다면 북미 간에 신뢰가 조성될 것”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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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한국시간) 유엔 안보리 개최 직전 존 볼턴 미국 대사와 오시마 겐조 일본 대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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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거센 반발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북한은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만일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 조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월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에도 “유엔안보리에서 채택된 결의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앞으로도 자위력 강화를 위해 미사일 발사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대사는 이번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고 김일성 주석 유훈이자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북한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를 비핵화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에 대해 ‘대화의 뒷문’을 열어놓은 점도 11일 외무성 담화에 있던 내용과 똑같다.
북한 외무성의 공식 반응이나 언론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제재결의안이 통과된 15일 북한의 수도 평양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모습이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운수업종에서 일하는 41살의 남성은 “제재라고 하는데, 우리는 50년 이상을 미국의 제재 아래 살았지만 경제를 발전시키고 핵실험도 성공시켰다”고 자랑한 것으로 통신은 전했다.
이날 평양은 오는 17일 북한 노동당의 뿌리인 ‘타도제국주의동맹’결성 80주년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듯 보였다. 시가지 주요 지점마다 깃발과 장식물이 내걸리고 학생들이 단체로 시가지 광장에서 행진연습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였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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