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 최종판단 유보
제논·클립톤 포함여부가 관건
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80%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의 9일 핵실험과 관련해 동해에서 수집한 대기 샘플에서 방사성 물질을 검출했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13일 밤(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 핵실험을 실증할 최초의 단서가 잡힌 셈이다.
“대기 중 방사능 검출” 미 정보기관들은 핵실험 이틀 뒤인 11일 (현지시각) 미군만 보유하고 있는 특수 대기관측 정찰기인 WC-135가 채취한 북한의 핵실험 추정 지역 대기샘플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물질을 탐지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미 정보관리들은 대기 중에서 방사능이 검출됨에 따라, 북한이 재래식 폭약을 터뜨려 핵실험을 가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게 됐다면서도 최종 결론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국가안보회의 프레드릭 존스 대변인은 “정보기관들이 정보를 계속 분석 중이며 발표할 내용이 있으면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확보한 방사능물질에서 제논과 클립톤이란 물질이 포함돼 있느냐가 북한 핵실험을 최종 입증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두 물질은 소규모 핵실험이라도 다른 방사능 원소보다 월등히 많은 양이 생성되는데다, 다른 물질과 전혀 반응하지 않는 ‘불활성 기체’이기 때문이다.
“미 정보기관들은 논쟁 중” 미 정보기관들은 북핵을 두고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동안 북한 핵능력을 과소평가해왔던 미 정보기관들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이 소형핵탄두 제조 능력과, 더욱 정밀한 설계 능력을 보유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정보기관들은 이뿐만 아니라 예상 밖의 폭발 규모 때문에 핵실험의 부분적인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당초 핵실험 20여분 전 중국 쪽에 4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 규모의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지진파로 관측된 폭발력 규모는 0.2~0.8kt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위장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실패했다는 데 걸고 싶다”고 말했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정보기관의 일부 전문가들은 입증할 수는 없지만 실험용 핵폭탄의 코어에 장착된 플루토늄의 일부가 폭발했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적은 폭발력을 보인 것과 관련해 핵폭탄 설계에 문제가 있어서 일부 기폭장치가 동시에 폭발하지 않았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폭발하지 않더라도 플루토늄이 완전히 압력을 받아 폭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분석관은 북한이 소형핵폭탄을 실험했다면 방사능 유출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직갱도를 가진 수평터널에서 핵실험이 실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김도형 기자 hoonie@hani.co.kr
북핵 대응 환상의 콤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1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세워진 미공군기념관의 개관식에 참석해 행사를 참관하고 있다. 알링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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