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싱크탱크 북 정치·군사동향 공개 주목
군 단위에 ‘계급교양원’ 설립, 반미투쟁의식 고취
북한은 핵무기 개발로 부닥칠 국제적 압력에 대해서는 물론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를 해두고 있다고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의 한 싱크탱크가 밝혔다.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는 16일 발매된 시사주간지 〈요망(瞭望)〉동방주간에 게재된 ‘북한 핵실험,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이 선군정치체제를 확립한 후 ‘나라가 기울어질 것을 각오하고’ 힘을 들여 핵무기를 개발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 군사 연구기관이 언론매체를 통해 민감한 분야에 속하는 북한의 정치.군사 동향을 단편적으로나마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근래 보기 드문 일이어서 앞으로 사태 발전에 따라 관련 정보가 더 공개될 지 주목되고 있다.
군사과학원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이론에 따라 1998년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장을 국가원수로 하는 선군정치체제를 확립했으며 “선군정치의 실시로 경제가 극도로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음에도 유한한 자원을 국방부문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등 ‘나라가 기울어질 것을 각오하고’ 힘을 들여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지적했다.
군사과학원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과정에서 직면할 국제적 압력 및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를 해두었다”면서 평양시는 매년 1-2차례의 전 인민 방공연습을 실시, 미국의 재래식, 핵, 화학.생물 등 3가지 공습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방안을 점검,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과학원은 또 북한이 주민들의 반미 복수의식을 부단하게 강화하기 위해 군 단위에 ‘계급교양원’을 설립해,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혁명의 신념과 지조를 끝까지 견지해 원수들과 털끝만큼도 타협하지 말고 생사결단의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급교양원’에서는 “미제의 침략적이고 약탈적인 본성은 어느 때에도 바뀌지 않으므로 미제에 대해서는 털끝만큼도 환상을 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사회과학원은 덧붙였다.
북한의 ‘계급교양원’이 언제부터 설립됐는지, 기존의 노동교양소나 교화소 등과 어떻게 다른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노동’ 대신 ‘계급’이라는 말이 붙은 것으로 보아 그 성격이 노동교양소나 교화소와는 다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군사과학원은 “북·미 간의 모순이 계속 격화되고 어떠한 국제적 메커니즘의 제약도 없는 상황이어서 한반도의 위기 폭발 가능성과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위기를 통제하고 북한의 미사일 및 핵 활동을 유효한 국제적 감독 메커니즘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국제사회의 으뜸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