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핵전쟁으로 말미암아 지구 종말에 얼마나 다가섰는지를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 2002년 2월27일에 새로 조정된 이 시계는 멸망의 순간을 7분 남겨두고 있다. 핵전쟁의 재앙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이 시계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격월로 내는 핵 과학자 회보 이사회가 관리한다. 이 이사회는 1945년에 시카고 대학에서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미국의 핵무기 개발 참여 과학자들의 발의로 발족됐으며, 42년에 최초의 핵 연쇄반응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구실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지구상에서 세계 핵무기 감축협상의 성공 또는 실패, 핵실험 등에 따라 지금까지 모두 16번 조정된 이 시계는, 미국-소련 핵개발 경쟁이 절정을 이루던 52년 자정 2분 전으로 접근한 적도 있다.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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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서 “준비 징후” 잇따라…정부 “경협 지속 어려울 것”
북한이 17일 2차 핵실험과 관련된 광범한 징후를 공개하면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2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제재 본격화에 맞선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2차 핵실험은 협상 해결론에 선 중국과 러시아의 입지를 좁히고, 고립·봉쇄를 추진해 온 미국·일본의 강경대응을 부추길 게 분명하다. 안보리 추가 결의도 예상된다. 또한 2차 핵실험은 한반도를 전쟁위기 국면으로 급속히 몰고갈지도 모른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더 거부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또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7일 “정부는 이미 경고를 다 했다. 첫 핵실험 움직임 있을 때 정부가 경고했고, 핵실험 후에는 우리가 안보리 제재안을 지지한다는 형태로 북한에 명백한 경고를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에 더는 할말이 없다는 이야기다. 또다른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가장 우려해 온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6자 회담 천영우 한국 수석대표(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가운데),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오른쪽),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수석대표(외무부 아태담당 차관)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러 6자 회담 수석대표’ 만남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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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미 동향 주시 해당 조처 취할 것”
북한 외무성은 17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을 미국의 각본에 따른 선전포고라고 재차 비난한 뒤, 미국의 동향을 주시하며 해당 조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이날 담화에서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해당 조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핵실험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 등을 지켜본 뒤 단행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외무성 담화는 “당당한 핵보유국이 된 오늘날에 와서 그 누구의 압력이나 위협에 굴복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만 결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대화를 바라지만 대결에도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우리는 이미 천명한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자기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 “그 누구든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내들고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털끝만큼이라도 침해하려든다면 가차없이 무자비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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