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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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대북제재 철저한 이행을”
노대통령 “북 대화 이끄는 제재돼야”
한·미·일 외무 서울 회담…중 탕자쉬안 특사 김정일 면담
중국이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중단시키고자 특사 외교에 나선 가운데,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해 한-미,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잇달아 열었다. 세 나라는 유엔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함께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아울러 북한 핵 사태 해결에 중국의 구실이 아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거듭 중국의 외교 노력에 기대를 표명했다.
도쿄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에 온 라이스 장관은 외교부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 뒤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40분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라이스 장관을 맞아 핵 불용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는 궁극적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평화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관련국들이 북한이 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스 장관은 “(노 대통령과) 북한 핵실험 이후의 상황을 논의하고 싶었다”며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좋은 관계를 재확인하고 이야기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은 사전에 조율된 의제 없이, 북한 핵실험 이후의 상황과 관련된 거의 모든 주제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철저한 이행 등 미국의 강경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한-미 외무장관 협의에서는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 문제를 비롯해 유엔 제재결의 이행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의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조율된 조처’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방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16일 워싱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확산방지구상 확대를 강조하면서 “동북아 주요 국가들에게 북한의 행동은 우리가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음을 분명히해줬고, 이런 이해관계 증진을 위해 지역 내 모든 나라들은 집단 안보체제의 혜택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고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류 대변인은 탕 국무위원이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후 주석의 말을 전하고, 한반도 정세에 관해 깊이있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미국 고위관리는 중국 정부가 탕 국무위원을 통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일본에서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하면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태호, 신승근 기자, 도쿄 베이징/박중언 유강문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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