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9 20:03
수정 : 2006.10.19 20:03
기술력 충분…미국 의지가 열쇠
북한의 핵실험 뒤 나오고 있는 동북아 핵 도미노 가능성과 관련해 대만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나오는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과 함께, 대만의 핵무장은 중국-미국 관계 등 동아시아 역학에 큰 변화를 가져올 사안이다. 대만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뒤 핵개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뤼칭룽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대만은 동북아 지역의 구성원으로 중국군이 겨냥한 800여기의 미사일과 핵무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 핵실험 사태가 초래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에서 연쇄 핵무장이 벌어진다면, 대만도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묘하게 암시한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대륙 중국과 대치한 대만은 일찌감치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중국의 핵능력이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면 질적이나 양적으로 떨어지지만, 대만에는 큰 위협이다.
현재 중국은 대륙간탄도탄 약 20기, 전술핵 등 300기 이상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국은 미사일 사거리 확장,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량 등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
대만은 1965년 10월 중국이 첫 핵실험을 하자, 장제스 전 총통이 핵무기 개발 지시를 내렸다. 대만은 60년대 말 플루토늄 실험실을 운용하고 캐나다에서 연구용 핵반응기를 반입하는 등 핵개발에 나섰다.
이와 함께 핵무기 개발을 위한 인재 확보와 조직 정비에 나섰고 81년께 대만은 농축 우라늄 추출 기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의 문제 제기와 미국의 반대가 겹치면서 92년께 18억달러 규모의 중수로 반응로를 폐기했다.
이로써 대만의 핵프로그램은 표면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대만은 2003년 5월 원자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와 핵무기의 제조 및 사용 금지를 포함하는 ‘비핵국가추진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만은 핵무장 결정만 하면 핵폭탄 몇개는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의 위협에 대해 핵우산을 보장하는 미국의 반대에 맞서 핵무기 개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대만에서 4차례의 핵사찰을 했으며 미국도 대만의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결국 대만의 핵무장 여부는 미국의 뜻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권혁철 기자, 연합뉴스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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