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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0 07:32 수정 : 2006.10.20 18:59

일본 정부 인사들의 ‘핵무장 필요성’ 발언이 잇따르면서, 한국이 이에 맞대응할 핵무기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우리도 3개월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국방 및 원자력 전문가들도 대체로 “핵무기 개발 기술은 하이테크가 아니어서 30여개국이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얘기된다”며 “핵심은 핵물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기간이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핵무기 개발의 필수 조건으로 △핵물질 획득 △기폭장치와 투발 수단 개발 △핵실험 등을 든다. 이 가운데 기폭장치나 투발 수단은 기술이 발전해 더이상 핵무기 개발 능력의 척도로 취급하지 않는다. 한 국방 전문가는 “기폭장치에서 100만분의 1초 단위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이나, 고속촬영 기술, 폭속 측정 기술 등은 우리나라의 전자기술 정도면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등 핵무기를 쏘기 위한 투발체의 경우 통상적으로 사거리 2000㎞ 이상에 250~500㎏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면 핵억제력을 갖춘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한-미 미사일 협정으로 사거리 300㎞, 탄두 500㎏이라는 제한을 받고 있지만, 1000~2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결국 핵무기 개발의 중요지표는 핵물질을 확보할 능력이 있는지로 귀결된다”며 “그러나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을 농축하거나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은 60년이 넘은 기술이어서 개발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보다는 개발할 의지가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82년 연구용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6g을 추출하고, 2000년 레이저분리장치로 0.2g의 우라늄을 분리했다.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고 연구를 중단하기로 했지만, 당시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핵물질을 확보할 수 있는 초기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7960t의 사용후 핵연료가 원자력발전소 안에 보관돼 있다.

또다른 원자력 전문가는 “국가가 총동원되면 1~2년 안에 핵무기를 못 만들라는 법은 없겠지만, 핵무기 개발에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릴지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강태호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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