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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0 22:38 수정 : 2006.10.20 22:38

위기지수 고조 뒤…미 태도 관망하려는 듯
중 대북압박·남 경협 검토도 영향
핵실험·미사일 등 카드 소진…‘숨고르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미국 언론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당장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의 낯을 세워주는 한편 앞으로 정세를 지켜보면서 다음 수를 고민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통해 위기지수를 한껏 고조시켜 미국에 압박을 해놓은 만큼 숨고르기를 해가면서 이제는 외교를 통해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무성 대변인이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선전포고'로 규정하면서도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그에 따라 해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중국을 중개자로 내세워 외교적 해법을 모색함과 동시에 미국의 ABC방송의 평양방문을 수용한 것처럼 국제사회의 여론을 움직이는 '외교 선전전'을 강화할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핵실험 이후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움직임을 한풀 꺾어놓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데 이어 그동안 '혈맹'으로 여겨져 오던 중국의 은행들까지 나서 대북송금을 중단하는 등 중국의 싸늘한 조치에 당황스러움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탕 국무위원이 북한의 모험주의적 태도를 강한 톤으로 경고하는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기댈 언덕 중 하나였던 남한에서는 결의안과 조율된 조치의 일환으로 남북경협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고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사업에도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대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감안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이 위기국면을 높이기 보다는 일단 쉬어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최악의 국면은 피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이 추가적인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마땅하 카드가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7월 미사일을 발사했고 9일에는 핵실험을 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유형의 카드는 기본적으로 소진한 상황이다.

이런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번 김 위원장의 언급은 핵실험 계획의 완전한 포기라기 보다는 앞으로 정세를 봐가면서 추가적인 조치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따른 대응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의 북한 옭죄기가 강화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김정일 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적인 상황악화를 막을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것 같다"며 "이제는 외교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고 북한 역시도 외교무대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king21c/

장용훈 기자 jy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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