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0.22 19:42 수정 : 2006.10.22 22:45

이희옥 교수

중, 북 추가 실험 막기에 총력

10월19일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면담한 것을 계기로 추가 핵실험은 일단 숨 고르기 상태다.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6자회담이 다시 열리더라도 과거의 회담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선 북핵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이미 있는 핵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모순적 국면에 마주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대북 제재와 북한 핵보유라는 새로운 의제가 회담의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역할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미사일과 북핵 국면에서 중국이 행한 소극적 역할과 대북정책을 되돌아보는 한편 중국식 행동프로그램도 동시에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중국은 일단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 속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추가행동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동안 북한이 ‘말한 대로 행동에 옮겼다’면 이번에는 중국이 행동할 차례라는 것이 중국 외교가에 널리 유포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영향력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해온 중국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변경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북한의 정치적 부담으로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북중관계의 파탄이 장기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의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은 외교적 체면을 지키고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정책선택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일단 레드라인을 지키는데 역량을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북한의 추가행동의 가능성을 묶어놓은 채, 제재와 봉쇄의 고삐를 죄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을 통한 문제해결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체제보장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수교를 통해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었던 중국과 베트남 등의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은 여전히 미국만을 보고 달려갈 것이다. 둘째, 중국 외교노선의 변화이다. 북한은 여전히 중국의 전략적 방벽이지만, 타이완 문제를 포함하여 중미간 전략적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종속변수가 될 수 있는 소지도 다분히 있다. 셋째, 중국에 대한 북한의 섭섭함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취한 소극적 태도는 이러한 북한의 불신을 가중시켰다. 김정일 위원장도 ‘중국이 타이완 문제와 북한 문제에서 어부지리를 취하고 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임박한 추가 핵실험이라는 급한 불이 꺼지면서 추가 핵실험, 미사일 재발사, 유엔탈퇴, 해상에서의 국지적 충돌, 서해 군사분계선 무력화 등의 카드는 일단 유보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있다. 미국이 의도적 무시정책으로 일관하면서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이거나, 북한이 미국만을 보고 외길로 달려가는 한 판 자체는 깨지기 쉽다. 그리고 그 결과가 가져올 긴장상태는 한반도 평화에 너무나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지금은 마지막 고비다.

외교적, 평화적 해법을 찾는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6자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던 북중미 3자회담 방식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 실제 탕자쉬안이 미국에 이어 북한을 방문한 것도 변형된 3자회담이다. 다른 한편 6자회담의 대표단을 격상시키는 문제, 6자회담 틀 안팎의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가동하면서 참여자들이 새로운 회담장에 들어선다는 느낌을 줄 필요도 있다.

이희옥 교수 (한신대 중국지역학과/중국정치)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