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31 23:31
수정 : 2006.11.02 10:17
“협상불가” 외치다 ‘뒤통수’
러 “너무 긍정적” 반겨
북한에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여 온 일본은 31일 6자 회담 재개 소식에 공식적으로는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떨떠름한 기색을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6자 회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틀인 만큼 재개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먼저 북한이 무조건 6자 회담에 참석해 유엔 결의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에 기대를 보이기보다는 제재 이행과 핵 포기 주장에 무게를 뒀다.
특히 회담 재개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할 수 없다고 밝혔던 일본으로서는 이번 합의로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된 측면도 있다. 아소 다로 외상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북한이 핵무장 국가로서 협상장에 나오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9일 북한 핵실험 이후 중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러시아는 “너무나 긍정적”이라며 크게 반겼다.
러시아의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이렇게 반응하면서 “될수록 이른 시일 안에 회담이 다시 열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 뒤 6자 회담 당사국 사절로는 최초로 지난 13일 북한을 방문하고 곧바로 서울을 찾은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제사회가 북한을 궁지로 몰면 안 된다”며 다른 나라들과 달리 북한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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