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북한 대사관 관계자
“핵 보유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다르다. 앞으로 6자 회담은 핵 군축 회담이 되어야 한다.”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는 31일 북한이 미국·중국과 비공식 회담을 통해 6자 회담 복귀에 합의한 데 대해 “6자 회담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미국이 우리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비공식 회담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미국과의 비공식 회담은 우리로선 예견했던 것이다. 미국이 머리를 숙인 것이다. 6자 회담의 본질 문제는 핵문제이고, 이는 조-미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조-미가 신뢰관계를 맺지 못하면 6자 회담은 성립할 수 없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를 순방하고 돌아간 뒤, 미국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우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회담이 이뤄진 경위는 자세히 밝힐 수 없다. -6자 회담 복귀에 전제는 없는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가 북핵 문제 해결의 본질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핵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은 그동안 말로만 외교적·평화적 해결을 운운했다. 미국의 금융제재는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의 표현이다. 이는 조선에 대한 미국 태도의 시금석이다. 조선은 미국의 핵 위협에 노출돼 있다. 태평양 7함대를 보라. -이번 비공식 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했나? =절차 문제가 토의됐을 것이다. 6자 회담 복귀는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미국이 취할 태도와 우리가 취할 태도를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양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6월엔 미국의 특사 파견을 수락했으나, 미국은 이를 단박에 거부했다. 지난 회담에선 핵물질 재처리를 조선 밖에서 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미국은 이 역시 거부했다.-6자 회담에서 무엇을 얘기할 것인가? =6자 회담의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 핵보유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핵 포기가 아니라 핵 군축이다. 핵 군축 회담이 되어야 한다. 미국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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