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1 19:14
수정 : 2006.11.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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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북 병사의 ‘긴장의 눈’ 북한이 6자 회담 복귀를 공식 발표한 1일 판문점 북쪽 지역의 판문각에서 북한군 병사가 망원경으로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6자 회담이 1년여 만에 재개될 예정이지만, 북-미 사이의 시각차는 더욱 벌어져 있어 회담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판문점/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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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차관 국감 답변…정부 당국자 “개인적 추측”
미 “6자회담-제재 병행”…NYT “핵폐기 구체행동 요구”
미국이 올해 안 6자 회담 개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해결한다는 전제 아래 6자 회담에 복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 문제에 대해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나 조만간 결정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6자 회담이 재개되면 미국 재무부에서 그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방코델타아시아를 돈세탁 은행으로 확정지을 것인지를 결정하고, 결정이 나면 동결된 북한 자금을 푸느냐 압수하느냐 문제는 중국 정부의 판단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유 차관의 이런 답변은 즉각 북-미 사이에 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조사 결과를 마카오 당국에 통보하면 마카오를 관할하는 중국 정부가 이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400만달러 중 문제가 없는 자금을 북한에 돌려주는 식으로 문제를 풀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유 차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 개인적인 추측에 근거한 얘기”라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중앙통신> 문답을 통해 “우리는 6자 회담 틀 안에서 조(북)-미 사이에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해결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결정을 환영하면서 “우리의 파트너(6자 회담 당사국)들과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실행과 회담의 효과적 진행을 보장하기 위해 (동북아) 지역에 팀들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북한이 핵프로그램과 핵무기를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 주민들이 좀더 나은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며칠 안에 국무부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으로 결의안 이행과 6자 회담 준비협의를 할 팀을 구성해 1~2주 안에 베이징 등 동북아 지역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 6자 회담이 재개되면 다른 참여국들과 협력을 통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현재 북한 핵시설 중 한 곳의 해체와 국제 감시기구의 재입국 허가 등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정부는 6자 회담 재개 시점을 오는 18~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태호 기자, 워싱턴 도쿄/류재훈 박중언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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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코델타아시아(BDA)=마카오에 있는 북한 거래 은행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해 위조 달러 지폐를 유통하고 마약 등 불법 국제거래 대금을 세탁하는 등의 불법활동을 해 왔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관보를 통해 이 은행을 돈세탁 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국 금융기관들에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또 다른 나라들에도 이 은행의 불법 금융활동에 유의하도록 통보해 사실상 금융제재를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이 은행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자, 마카오 은행감독기구가 구제 차원에서 북한 관련 계좌 등 모든 거래를 동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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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호 기자, 워싱턴 도쿄/류재훈 박중언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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